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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15일부터 일제히 시작됐다. 본격적인 2015 시즌 레이스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은 캠프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많은 준비와 구상을 해왔다.
이런 '지옥캠프' 속으로 들어가는 한화 선수들의 표정이 굳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오히려 반가운 마음으로 기꺼이 캠프를 치르겠다는 각오들이 크다. "그냥 '죽었다'고 생각하고 몸을 내던지니까 편하더라고요." 이른 아침 공항으로 향하는 한 선수의 말 속에 한화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각오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건 '체념'이 아니다. 오히려 '각성'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김성근 식 캠프'에 들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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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는 '선임자들의 충고'다. 이미 SK에서 김 감독의 훈련을 경험했던 동료들로부터 '지옥에서 살아남는 법'을 전해들은 것이다. 야수진에서는 정근우, 투수진에서는 송은범이 바로 '교관'역할을 했다. 동료들에게 김 감독의 캠프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팁을 공유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팁은 다른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결국 한화 선수들은 더 이상 김 감독의 '지옥캠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더구나 김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를 누구보다 면밀하게 체크하는 스타일이다. 강도높은 훈련을 시키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이번 캠프에 무려 5명의 트레이닝 코치들이 동행하는 것은 자칫 훈련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김 감독의 안전장치다. 선수들은 그래서 안심하고 몸을 한계까지 내던질 수 있다. 고통이 따르지만, 그 노력이 달콤하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지옥'으로 향하는 한화 선수들의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달린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