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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 정-장원준, 1타점-1승에 들어가는 돈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1-12 08:09 | 최종수정 2015-01-12 08:09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시무식이 열렸다. 시무식에 참석한 SK와이번스 최정이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05

FA(자유계약선수) 광풍이 몰아친데 이어, 예비 FA들의 몸값이 폭등하고, 고액 연봉 선수가 크게 늘었다. 구단의 재정자립과 상관없이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지 못해 생긴 일이다. 평범한 FA도 이제 4년 기준으로 30억~50억원이 공정가가 됐고, 주전급 선수들은 2억~3억원이 기본 연봉이 된 것 같다.

이런 몸값, 구단 입장에서 보면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는 걸까.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텐데 구단은 계약에 앞서 미래의 불안요소를 따져보고, 금액대비 효율성을 계산해봤을 것이다. '몸값=성적' 공식대로만 움직인다면 고민이 필요없다.

이번 오프시즌에 역대 FA 몸값 1~3위에 오른 SK 와이번스 최 정(28)과 두산 베어스 장원준(30),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4)은 어느 정도 성적을 내야 몸값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물론, 큰돈을 쥐어줬다고 해서 50홈런, 120타점, 20승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동안 FA 계약 후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선발 투수인 장원준과 윤성환은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150이닝 이상 투구-10승 이상이 기본이 될 것이고, 최 정은 타율 3할, 20홈런 이상, 80타점 이상으로 봐야한다. 개인 성적과 함께 팀 성적까지 따라주면 금상첨화다.

구단 발표 기준으로 4년간 최 정이 86억, 장원준이 84억, 윤성환이 8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과 옵션을 포함해 연간 평균 임금으로 환산하면 최 정이 21억5000만원, 장원준이 21억, 윤성환이 20억원을 받게 된다.

이들이 지난 시즌 성적, 혹은 최근 성적을 올해도 이어간다는 가정하에 기록 대비 금액을 따져보자.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27경기에 등판한 장원준은 155이닝을 던져 10승9패, 107탈삼진, 평균자책점 4.59을 기록했다. 등판 경기당 7780만원, 1승당 2억1000만원, 1이닝당 1360만원꼴이다.


두산 베어스가 8일 잠실구장에서 2015년 시무식을 가졌다. 시무식에 참석한 유희관과 장원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08/
장원준은 2006년부터 7년 연속(경찰청 소속으로 뛴 2012~2013년 제외)으로 140이닝 이상을 던졌고, 7년 연속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이런 꾸준함과 내구성, 비교적 젊은 나이를 고려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두산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고, 팀 구성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어쨌든 '거품논란'을 잠재우려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새팀에 기여해야 한다. 장원준의 한시즌 최다승은 2011년의 거둔 15승(6패)이다.


12년차 베테랑 윤성환. 2014시즌에 28차례 마운드에 올라 12승7패, 133탈삼진,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170⅓이닝을 책임졌다. 등판 경기당 7143만원, 1승당 1억6670만원, 1이닝당 1176만원으로 나타났다. 장원준 이상으로 꾸준했던 게 장점이다. 효율성에서 장원준에 조금 앞선다고 볼 수도 있다. 1승당 금액이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 정은 지난해 부상 때문에 80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3할5리, 14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부상 변수가 있었던 지난해 대신 최고 성적을 거둔 2013년 기록으로 살펴보자.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6리(434타수 137안타), 28홈런, 83타점. 경기당 1792만원, 안타 1개에 1569만원, 1타점당 2590만원꼴이다. 구단은 물론, 선수도 성적에 대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돈이다. 21억5000만원의 연봉이 과연 합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시즌 종류 후에 확인할 수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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