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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롯데 강민호에게 훈장이었던 75억원은 지금 주홍글씨다. 2013년 롯데가 4년간 75억원을 안겨줄 때의 환호는 1년만에 거친 아우성으로 바뀌었다. 타고투저의 광풍속에서도 강민호는 타율 0.229, 16홈런, 40타점으로 주저앉았다. '먹튀 논란.' 선수들에게는 가혹할지 몰라도 팬들은 정확하다. 다만 눈여겨볼 거액FA계약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
FA는 어찌보면 주식시장과 흡사하다. 흑자(성적)를 많이 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몸값)가 정비례 하지 않는다. 적자일 지라도 정책변수, 미래변수가 뒤엉키면 큰 폭으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기대 심리가 투자 데이터를 넘기 일쑤다. FA역시 당해 FA신청선수 수와 신생팀 존재여부, 경기전망(모기업 자금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몸값이 결정된다. 10승투수는 40억원, 15승투수는 80억원, 이런 식으로 고착화되지 않는다. 해서 'FA농사', 'FA베팅'이라는 말이 나온다.
어차피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와의 확률 싸움이다. FA로 재미를 보는 팀들은 해당선수를 면밀히 관찰하고, 향후 소속팀과의 융합능력 등을 고려해 판단미스를 줄인다. 반면 FA로 돈만 날리는 팀의 특징은 유동적인 시장상황에 부화뇌동하다가 '일단 데려와 놓고 보자'며 성급하게 지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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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