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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정호(27, 넥센)의 파워가 모든 마이너스들을 상쇄시켰다. 포스팅에 도달한 열쇠 또한 힘에서는 메이저리거에 뒤지지 않는다는 외부평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내아수비는 강정호의 플레이를 지켜봤던 스카우트들이 공통적으로 불안감을 드러낸 부분이다. 메이저리그는 배팅과 피칭이 국내야구보다 한 수 위지만 수비는 '두 수 위'로 평가된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라는 말이 그냥 생기지 않았다. 특히 유격수의 경우 국내에 비해 수비폭이 더 넓고, 더 강한 어깨를 요구한다. 이 때문에 강정호에 대해선 2루수와 3루수 변신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원한 팀은 어디에 주목했을까. 수년간 보여준 방망이 파워다. 강정호는 1m83, 96㎏의 당당한 체구에 국내 정상급 배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기형적인 국내 타고투저 상황에서의 40홈런이 그대로 변환될 리 만무하지만 전문가들은 20홈런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거포 유격수가 거의 실종된 메이저리그 내 상황도 강정호의 파워는 돋보이게 만든다.
야구에서는 극복할 수 있는 것과 극복하기 힘든 것이 있다. 괴물같은 타자들이 쏟아내는 강한 유격수 방향 타구처리는 연습과 적응을 통해 성장이 가능하다. 강속구 적응 역시 많이 보고, 히팅 포인트를 조절해 간다면 나아질 수 있다. 그렇지만 타고난 파워는 앞의 두 경우에 비해 너무 어렵다. 불안감은 있지만 확실한 장점이 있기에 메이저리그는 강정호를 선택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