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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서 실속 챙긴 SK, 자신감의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2-04 12:16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부 선수들을 단속하는데 주력했다. 최 정에게 86억원을 주는 등 합리적인 몸값을 책정해 선수들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FA 시장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한화 이글스가 3일 밤 배영수를 영입함으로써 FA 시장에는 이제 이재영 나주환 이성열 차일목 등 4명만이 남게 됐다 .이들은 원소속팀을 포함해 모든 팀들과 자유롭게 계약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주목을 받는 팀이 있다.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 와이번스다. SK는 올시즌 후반기 불같은 기세로 LG와 4강 싸움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탈락했다. 흔히 말하는 전력상 '2%'가 아니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외국인 선수 실패, 주축 선수들의 잇달은 부상. 제 아무리 훌륭한 리더도 고장난 조직을 제대로 끌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내년 전력 강화를 위해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스토브리그. SK는 내부 FA들을 붙잡는데 주력했다. 야수 최대어인 최 정과 정상급 외야수 김강민 조동화를 주저앉히는데 성공했다. 3명에게 모두 계약기간 4년을 보장했고, 각각 86억원, 56억원, 22억원을 안겼다. 이번 FA 시장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쓴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로 173억원을 들였다. 그 다음으로 SK가 166억원을 쓰며 알찬 투자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가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내부 FA들에게 정성을 쏟아야 했고, 부족한 포지션은 2군 유망주들로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여기에 영입 후보로 올려놓은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도 괜찮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민경삼 단장은 이번 스토브리그에 대해 "그동안 내부 FA 유출이 많았던 것에 대해 비난도 받고 우리 자체적으로도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번에는 그 부분에 신경을 썼다. 팀의 정체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창단 15년이 된 구단의 정체성을 비로소 확립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어 민 단장은 "그동안 선수들이 구단에 대해 실망을 한 측면이 있었다. 밖에서도 그렇게 봤는데, 이번에 그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부 선수들에 대한 투자와 정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번에 김강민과 조동화를 잡을 때도 이같은 구단의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제 SK는 외국인 선수 3명만 확정하면 내년 시즌을 꾸려갈 전체적인 전력의 윤곽이 잡힌다. 최소 올시즌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게 팀 내부 전망이다. 마무리 정우람과 3선발 윤희상이 부상에서 벗어나 내년 개막전부터 뛸 수 있다. 타선에서도 중심을 이끌 외국인 타자만 영입하면 짜임새가 잡힌다. 주력 선수들 대부분 2007년, 2008년,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경험까지 있다.

김용희 감독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그동안 SK는 인적 인프라가 뒤를 받쳐주지 못해 선수가 부족했다. 내년 한 해가 아니라 장기적 육성 시스템을 가동해 좋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망주들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SK는 내년에도 내부 FA들이 많이 나온다. 투수 정우람 채병용 윤길현, 포수 정상호, 야수 박정권 채병용 안치용 등 7명의 굵직한 자원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이번 스토브리그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내부 FA 단속에 주력하겠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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