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홈런시리즈다.
목동에서 열린 3,4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3차전에 앞서 "목동에서 열리기 때문에 양팀 모두 홈런은 나올 것이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홈런의 영양가가 중요하다는 것. 3차전서 류 감독의 말이 입증됐다. 넥센의 로티노가 먼저 솔로포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삼성은 1-1 동점이던 9회초 박한이의 투런포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4차전은 넥센이 유한준의 스리런포와 솔로포를 날리고 이택근의 투런포, 박헌도의 솔로포까지 4방을 터뜨리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한경기 4개의 홈런은 한국시리즈 팀 최다 홈런 타이기록. 이날 나바로가 넥센 선발 밴헤켄의 퍼펙트를 깨는 대형 솔로포까지 날려 총 5개의 홈런이 나왔다. 역대 한국시리즈 1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었다.
4차전까지 나온 홈런 수는 12개다. 지난 2001년 두산-삼성전과 2009년 KIA-SK전과 같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홈런 공동 3위의 기록이다.
10일부터 열리는 5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으로 홈런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러나 삼성과 넥센의 홈런 타자들은 모두 잠실에서 손맛을 봤다.
삼성은 올해 두산,LG와 잠실에서 벌인 16경기서 총 12개의 홈런을 쳤다. 최형우가 4개의 홈런을 쳤고, 이승엽과 박석민이 3개씩 때려냈다. 나바로와 박해민이 1개씩 잠실구장의 담장을 넘겼다. 넥센은 16경기서 13개를 쳤다. 역시 강정호가 4개로 가장 많았고 박병호가 3개, 유한준 이성열이 2개씩, 이택근과 김민석이 하나씩 때렸다. 즉 구장이 크긴 하지만 충분히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현상을 보인 올시즌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안타가 많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 팀타율은 삼성이 1할9푼2리(130타수 25안타)이고 넥센은 1할9푼5리(123타수 24안타)다. 연속 안타로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홈런에 대한 의존이 크다. 삼성은 15득점 중 8점이 홈런에 의한 득점이었고, 넥센은 15점 중 무려 11점이 홈런으로 낸 점수였다.
잠실에선 어떤 상황에서 홈런이 터지며 팀의 운명이 바뀔까. 누구든 한방을 칠 수 있는 두려움 속 짜릿한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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