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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넥센 MVP 타자 3명, 가을무대 중간 성적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11-06 09:57


넥센의 MVP 후보 타자 3명의 포스트시즌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박병호가 지난 5일 2차전에서 4회 솔로홈런을 친 뒤 강정호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는 정규시즌서 타격 8개 부문 가운데 6개를 휩쓸었다.

도루와 출루율을 각각 삼성 김상수와 한화 김태균이 가져갔을 뿐, 타격과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최다안타 부문을 석권했다. 11년만에 50홈런 시대를 연 박병호 2개, 사상 첫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이 3개,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달성한 강정호가 1개의 타이틀을 각각 차지했다.

세 선수 모두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상 유례없는 내부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의 활약상은 포스트시즌 들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넥센은 정규시즌이 종료된 뒤 열흘 간의 휴식 후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넥센은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LG를 3승1패로 누르고 가볍게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지난 4~5일 대구에서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펼쳤다. 1승씩 나눠가졌으니 원정팀 넥센으로서는 큰 불만이 없는 결과였다.

세 선수 가운데 지금까지는 강정호가 단연 돋보인다. 강정호는 한국시리즈 1차전서 2-2 동점이던 8회 결승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점을 뽑아내며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2차전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을 뿐,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달궈 놓은 방망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6경기에서 타율 4할9리(22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것이 인상적이다. 강정호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관해 강정호는 "후회없이 하겠다"며 한국시리즈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3년 연속 홈런 타점왕에 오른 박병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부진했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과 타점을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조금씩 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4일 열린 1차전에서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4사구를 3개나 얻어내며 강정호 앞에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했다. 1번타자같은 4번타자였다. 이어 5일 2차전서는 이번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0-6으로 뒤지고 있던 4회초 삼성 선발 윤성환의 초구 114㎞짜리 커브를 그대로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및 23번째 타석만에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3차전 이후 폭발적인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서건창이다. 시즌 막판 보여줬던 폭발적인 타격감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에 타점과 득점 1개씩을 기록했다. 톱타자 서건창이 부진을 보이는 까닭으로 넥센은 득점 루트가 단순해졌다. 홈런이 아니면 대량 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차전에서도 서건창은 첫 타석부터 삼진을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6회 풀카운트 끝에 윤성환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는 등 나름대로 전력을 쏟았지만, 5점차로 뒤져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다.

서건창의 부진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잔뜩 올려놓은 타격감을 그대로 유지하기란 사실 어렵다. 서건창은 정규시즌 최종 경기인 지난달 17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열흘 동안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사이클을 따져보면 타격감이 떨어질 확률이 높은 시점이다.

넥센은 6일 공식 훈련을 생략하고 서울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들 3명의 활약상이 또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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