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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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들을 보자. 2011년 상대 SK 와이번스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2012년 상대는 2위 SK였지만, 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갔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른 상태였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이미 생채기가 날대로 난 팀을 두들겨왔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플레이오프를 4경기로 끝낸 넥센은 3일 휴식 후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입했다. 힘이 충분하다. 이제야 붙어볼 만한 상대를 만났다. 류중일 감독 역시 "가장 힘든 한국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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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심타선이었다. 삼성은 2-2 동점이던 7회까지 3안타에 그쳤다. 잘 맞은 타구는 2회 박해민의 우중간 안타, 4회 나바로의 중월 홈런, 고작 2개였다.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자랑, 중심타선은 아주 조용했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타격감을 끌어올린 넥센과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타격감은 언제 찾을 수 있을까. 아, 삼성에겐 더 큰 문제가 있다. 두 번째 투수 차우찬이 흔들릴 때, 삼성 벤치는 좀처럼 교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최강'이라던 삼성 불펜의 아성은 온 데 간 데 없다. 안지만 외에는 믿음직스러운 카드가 없으니, 주저할 수밖에 없다. 넥센의 강한 우타자들이 연달아 나오는데 사이드암투수 심창민을 선뜻 내지 못했다. 불펜에 대한 '믿음'은 어디로 갔는가.
여러모로 삼성에겐 힘든 시리즈가 될 것이다. 환영한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