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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가장 막강한 위력을 선보였던 투수는 바로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이자 마무리였던 선동열이다. 1985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해인 1995년까지 11시즌 동안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그러나 이런 사태는 선동열 감독 개인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도 큰 손실이다. 레전드의 상실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의 유산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선 감독의 감독으로서의 역량과 투수에 대한 이론은 반드시 재평가받고 다시 현장에서 활용되어야 한다.
누구나 실패는 할 수 있다. 지금 프로야구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도 늘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많은 실패를 겪었다. 스스로 "난 12번이나 감독에서 잘린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현재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랐다. 선 감독 역시 분명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다.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연계한 유소년 야구 꿈나무 개발 프로그램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프로야구의 정점에 올랐던 '선동열'이라는 레전드가 야구 꿈나무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는 식이다. 선 감독 본인에게는 물론 한국 야구 전체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일 수 있다.
중여한 점 두 가지. 시간은 충분하다. 선 감독은 올해 만 51세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시기이자, 잠시 쉬어가도 충분한 때다. 몇 년의 재투자는 감수할 만 하다. 두 번째, 기회도 있다. 프로야구는 이제 10구단 시대다. 10명의 감독이 필요하다. 선 감독이 차근차근 다시 처음부터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둔 다면, 언제든 현장에 돌아올 기회는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