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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은 큰 무대입니다. 매 경기가 결승전과 다를 바 없어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치러집니다. 정규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경우가 있는 반면 정규 시즌에서 부진했던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미치는' 일도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은 선수의 진정한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무대입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병규(7번)를 4번 타자로 변함없이 신임했습니다. 그는 양상문 감독의 신임에 보답하듯 1차전부터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1회초 1사 1, 2루의 기회에서 이병규(7번)의 타구는 시원하게 좌중간을 갈랐고 2명의 주자가 모두 득점했습니다. '천적' 이재학을 무너뜨리며 LG가 가볍게 선취점을 얻어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던 적시 2루타였습니다. 정규 시즌에서 경기 후반에는 타선이 살아났지만 막상 경기 초반부터 폭발해 편안히 리드했던 경우가 드물었던 LG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한 방이었습니다. LG는 1회초에만 6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습니다.
공을 오래 보는 이병규(7번)의 타격 습관은 스탠딩 삼진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노렸던 구종이 아니었을 때는 지켜보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7회초 우측으로 날려 보낸 2루타는 그가 이른 타이밍에서 과감하게 잡아당기는 스윙을 한 결과물입니다.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병규(7번)의 준플레이오프 4번 타자 기용은 양상문 감독의 두 가지 노림수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LG의 좋은 성적을 위해서이며 장기적으로는 LG의 미래를 위해 그가 4번 타자로서 향후 붙박이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시험무대에 오른 이병규(7번)가 포스트시즌을 통해 LG의 부동의 4번 타자로 각인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