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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4연패]류중일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밥상 리더십'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10-15 21:52



"식사를 자주하며 소통하는 것이 비결일까요?"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4연패 대기록. 이렇게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정말 달성 어려운 값진 기록임에 틀림없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당분간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일등공신은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지만,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컸다.

자연스럽게 "삼성 코칭스태프는 어떤 능력이 있기에 선수들이 이렇게 야구를 잘하는가"라는 얘기가 나온다. 류중일 감독에게 비결을 직접 물었다. 류 감독은 "내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팀이 더 단단해졌더라. 내가 가끔 사라져야겠다"고 농담을 했다.

류 감독은 평소 코치들에게 큰 간섭을 하지 않는 스타일. 특히, 4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코칭스태프 간의 신뢰와 유대감이 더해져 이제는 특별한 말이 필요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류 감독은 "편한 자리에서의 소통이 비결일까"라고 소개했다. 프로야구 선수단은 화요일 주중 첫 번째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보통 월요일 원정지로 이동한다. 낮에 출발해 저녁 식사 전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인 스케줄. 류 감독은 이 저녁 시간을 거의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보낸다고 한다. 물론, 자유다. 만약, 원정지가 고향이거나 지인들이 많은 도시의 경우 자유 시간을 허락한다. 다만, 남아있는 코치들과 꼭 식사를 한다고 한다. 술도 조금 곁들여진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 한잔을 곁들이면 딱딱한 회의가 아닌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고가며 서로가 원하는 바를 알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선수단 사이의 소통은 전력의 핵심 요소다.

류 감독은 자신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코칭스태프에 엉뚱한 지시를 하나 내렸다. 자신을 빼고 전 선수단이 모여 회식을 하라는 것이었다. 회식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이 있었다. 선수들이 모여 앉은 테이블에 코치가 무조건 1명씩 섞여 들어가는 것이었다. 선수들과 터놓고 술 한잔씩을 나누며 어떤 생각을 갖고있는지 알아보라는 속뜻이 담겨있었다.

야구는 심리가 지배하는 스포츠다. 아무리 좋은 구위, 타격 실력을 갖고 있어도 멘탈이 무너지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대단한 전략, 전술을 보여주는 감독도 훌륭한 리더지만, 부하들의 마음을 알고 그들이 스스로 열심히 뛰고 싶게끔, 가르치고 싶게끔 하는게 더 무서운 리더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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