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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독식, 1985년 삼성을 능가하는 2014년 넥센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10-15 08:13


2014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5회초 2사 2루에서 박병호가 좌중월 투런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이로써, 박병호는 한시즌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14/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카드를 빠짐없이 갖췄다. 꽁꽁 닫혀있는 문을 마음먹은 대로 열 수 있는 '만능키'를 손에 쥔 기분일 것 같다. 시즌 막판에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최고의 선수를 거느리고 있는 염경엽 감독이 그렇다.

생각대로 거의 모든 게 이뤄진 히어로즈다. 서건창은 한 시즌 최다안타와 최다득점 신기록을 수립했고,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은 7년 만에 선발 20승 고지에 올랐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부진했던 박병호는 기분 좋게 50호 홈런 고지를 넘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주목할 게 또 있다. 히어로즈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 독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상하는 개인 타이틀은 타자 부문 8개, 투수 부문 6개, 총 14개 부문다. 그런데 14일 현재 무려 10개 부문 1위가 히어로즈 소속 선수다.

올시즌 최고의 1번 타자, 2루수로 거듭난 서건창이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 1위에 랭크돼 있고, 박병호가 홈런 1위, 타점 공동 선두다. 또 강정호는 시즌 중반부터 장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8개의 타격 타이틀 중에서 6개 부문 1위. 설명이 필요없는 막강 화력이다. 박병호가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50~51호 홈런을 터트리며 5타점을 기록, 단숨에 타점 공동 선두로 올라갔다. 타점을 제외한 다른 부문은 2위와 격차가 커 1위가 확정적이다.


2014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박병호가 선발투수 승리요건을 마치고 5회말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밴헤켄을 격려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14/
나머지 2개 부문도 히어로즈 선수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서건창이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에 이어 도루 2위, 강정호는 출루율 1위인 한화 이글스 김태균의 뒤를 따르고 있다.

투수 부문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이 다승과 승률, 한현희가 홀드, 손승락이 세이브 1위에 올라 있다. 최고의 선발과 최고의 불펜,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모두 보유한 셈이다. 사실 투수 부문 6개 개인 타이틀 싹쓸이 가능성도 있었다. 밴헤켄은 탈삼진 2위, 평균자책점 3위다. 시즌 후반 주춤하지 않았다면 4관왕까지 노려볼만 했다.

1985년 삼성에 버금가는 압도적인 타이틀 독식이다. 1985년에는 11개 부문을 시상했는데, 도루와 장타율, 평균자책점을 뺀 8개 타이틀을 삼성 선수가 가져갔다. 타격과 출루율(이상 장효조), 홈런, 타점, 승리타점(이상 이만수), 다승, 승률(이상 김시진), 구원승(권영호) 타이틀이 삼성으로 갔다. 삼성의 간판 이만수와 장효조 김시진이 리그를 쥐락펴락한 것이다. 그해 삼성은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전후기 통합우승을 했다. 삼성이 4명의 선수에 집중된 반면, 히어로즈는 6명의 선수가 1위다.


올해 히어로즈는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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