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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98 퍼센트!"
이에 대해 넥센 염경엽 감독이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13일 서건창의 기록 달성 직후 '200안타 달성 가능성'을 물었다. 망설임없는 대답이 나왔다. "98%!". 일말의 고민도, 쓸데없는 부연설명도 없었다. 염 감독의 얼굴에는 오로지 '확신'만이 가득 떠올라 있었다.
염 감독은 '숫자'를 대화에 자주 사용한다. 팀 전략이나 전망에 대한 설명을 할 때 특히 많이 나온다. 치밀한 전략가인 염 감독은 허황된 숫자를 내놓진 않는다. 냉정한 계산을 바탕으로 매우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치를 제시하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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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남은 경기 일정. 넥센은 1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포함해 시즌 종료까지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그리고 서건창은 이 세 경기에서 겨우 3개의 안타만 보태면 '200안타' 고지를 밟는다. 3경기에서 3안타. 최근 타격감이 더 날카로워진 서건창에게는 결코 어려운 미션이 아니다. 그는 최근 20경기 연속안타를 치는 동시에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10월3일부터 재개된 시즌 막판 경기에서 11일 인천 SK전까지 6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런 페이스가 이뤄진다면 당장 14일 부산 롯데전에서 '200안타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상대 팀과 구장이다. 14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롯데를 상대한 SK는 17일 시즌 최종전으로 목동 홈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만난다. 서건창에게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올해 서건창은 롯데 투수들을 상대로 3할6푼1리를 쳤다. 사직구장에서의 타율은 3할4리였다. 특히나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뒤 롯데의 경기 집중도는 크게 떨어져 있다. 서건창에게 극히 유리한
상황.
홈구장의 강점도 '200안타 점령'에 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서건창은 올해 목동에서 3할8푼5리로 펑펑 날았다. 197개의 안타 중 101개를 홈에서 몰아쳤다. 당연히 17일 홈 SK전에 대한 자신감도 클 것이다. 더군다나 서건창은 올해 SK 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8푼7리를 기록했다. 상대팀별 타율이 LG 트윈스(4할1푼2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만큼 SK 투수진의 역량이 서건창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런 이유들을 모두 고려한 염 감독의 결론은 '성공확률 98%'다. 사실상 '100%'나 마찬가지다. 누구도 예상못할 변수가 나올 수도 있는 걸 고려해 2%는 뺀 듯 하다. 과연 염 감독의 날카로운 분석이 현실에서 이뤄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