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롯데 2년 연속 4강 좌절, 김시진의 거취는 ?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10-09 18:15



롯데 자이언츠의 4위 싸움이 실패로 끝났다. 롯데는 9일 현재 55승1무66패. 앞으로 6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9일 4위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를 제압하면서 더이상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4위를 차지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강 진입에 실패, '가을야구'를 못한다. 지난해 최종 성적은 5위였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의 4위 싸움이 실패로 끝났다. 롯데는 9일 현재 55승1무66패. 앞으로 6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9일 4위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를 제압하면서 더이상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4위를 차지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강 진입에 실패, '가을야구'를 못하게 됐다. 지난해 최종 성적은 5위였다.

롯데는 지난 7월 올스타전 브레이크 전까지만해도 4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롯데가 4위 경쟁팀 중에서 가장 강한 선발 투수진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집중하는 후반기에 롯데가 그래도 4위를 수성할 것으로 봤다. 당시 롯데는 6월 24일 4위로 올라간 후 승률이 한때 5할5푼에 거의 육박할 정도였다.

그런데 후반기 시작 후 3경기 만에 5할 승률이 무너지면서 팀이 내리막을 탔다. 투타에서 엇박자가 났다. 선발 투수들이 버텨주지 못했다. 선발이 잘 던진 경기에선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이 무너졌다. 또 수비에서 결정적인 실책도 나왔다. 이 즈음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의 무릎 통증이 시작되면서 타격 슬럼프에 들어갔다. 롯데의 추락은 겉잡을 수가 없었다.

8월 성적은 참담했다. 5승15패. 5연패와 7연패에 한번씩 빠지고 나니 팀 순위가 4위에서 6위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5할 언저리에서 놀았던 승률은 어느새 4할5푼 아래에 가 있었다.

그때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정민태 1군 투수 코치 등 일부 코칭스태프의 보직 변경도 해봤다. 그 과정에서 팀내 수뇌부에서 오간 얘기들이 외부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로 인해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에 신뢰가 깨지고 말았다. 당시 김시진 감독의 자진 사퇴설까지 흘러나왔다. 구단 경영진은 시즌이 남은 상황에서 서둘러 잡음을 막고 팀을 추스렸다. 김시진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4강에 들기 위해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긴 연승을 달리지 못했다. 꼭 잡아야 할 경기에서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반타작을 하다보니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구단 경영진에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수 천만원의 메리트를 걸기도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반전 드라마는 없었다. 4위로 치고 올라간 LG 트윈스는 뛰어난 집중력과 뒷심을 발휘했다. 반면 롯데는 지난 1일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첫 삼성전에서 실책성 수비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또 7일 한화전에서 다잡았던 경기를 9회 대량 실점하면서 스리런포를 맞고 패했다.

그렇다면 롯데는 시즌 전 예상과 현 시점에서 왜 이런 큰 격차를 보이게 된 걸까. 다수가 시즌 전 롯데는 4강에 들어갈 전력으로 봤다.

주축 투수들이 생각 만큼 해주지 못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5.13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3.93이었다. 올해 트렌드였던 타고투저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평균자책점이 너무 나빠졌다. 특히 선발진 송승준(8승) 유먼(12승) 옥스프링(8승) 그리고 장원준(10승)이 전체적으로 기대치에 모자랐다. 4명이 모두 10승 이상을 기본적으로 해줄것으로 봤지만 2~3승 정도씩 부족했다. 불펜 투수 중에는 이명우 강영식 김성배 등 기존의 필승조가 흔들렸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7.26

타선은 지난해 지표 보다 팀 타율(0.261→0.287) 팀 홈런(61개→116개)이 올라갔다. 도루는 133개에서 59개로 절반 넘게 줄었다. 최준석 히메네스 등 거구의 선수들을 영입한 결과다. 타고투저를 감안할 때 타율과 홈런이 다른 팀들을 리드할 정도로 상위권은 아니다. 또 기동력에서 손해를 본 부분도 크다. 히메네스가 타격감이 좋았던 4~6월에 팀 전체가 타격 중심의 팀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히메네스가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뚝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투수진까지 버텨주지 못하다보니 여름의 무더위를 견뎌낼 수 없었다. 이런 위기에서 팀을 구할 구세주는 아무도 없었다.

신데렐라 처럼 등장해 팀을 구해줄 예비 전력이 없었다. 위기가 올 걸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주전이 무너졌을 때를 대비한 B플랜 또는 C플랜을 갖추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은 롯데를 2년 동안 이끌면서 총 121승5무124패(66승4무58패+55승1무66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지키는 야구'를 했는데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투수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김시진 감독은 대부분을 선수들에게 믿고 맡겼다. 그런데 선수들은 감독이 생각한 것 처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끝까지 해보고 안 됐을 때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줄곧 말해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