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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선수 구성으로 보는 '신생팀의 성공 모델'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10-09 11:42



'0'에서 출발한 팀이 창단 3년만, 1군 데뷔 2년만에 기존 팀들을 제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막내의 돌풍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신생팀의 선수 수급 방안은 몇 가지가 있다. 신인드래프트 때 기존 구단보다 많은 선수를 지명해 부족한 기반을 빠르게 다진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2차 드래프트에서도 기존 구단보다 많은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여기에 1군 진입 직전에는 각 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1명씩을 특별지명한다. 게다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타구단보다 많은 3명을 데려올 수 있다. 실질적인 주전급 선수 확보다.

NC 다이노스는 이러한 선수 수급 방안들을 확실하게 이용했다. 1군 데뷔 2년차 시즌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으니, 초기 방향성이 확실했다고 볼 수 있다.

스카우트팀과 구단 수뇌부, 코칭스태프의 방향성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NC의 1군 선수단 구성을 살펴 보면 잘 알 수 있다. 일단 2012년과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다수의 선수들을 지명하면서 나성범 박민우 이민호 노성호 권희동 손정욱 등이 확실한 1군 선수로 성장했다.

신인 지명에서 모든 선수가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NC는 단기간에 주전급 멤버들을 다수 배출했다. 타구단보다 빠르게 기회가 온 측면도 있지만, 스카우트팀의 눈이 틀리지 않았던 장면이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의 최고 성공작, 이재학이 있다. 이재학은 2012년 퓨처스리그(2군)을 평정한 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NC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했다. 이외에도 군입대가 예정돼 있던 오정복을 지명해 올시즌부터 백업멤버로 활용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NC가 9대1의 승리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2위 넥센에 반게임차로 따라붙은 NC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13/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은 NC의 뼈대를 잡았다. 이를 통해 김태군 모창민 김종호 조영훈 등으로 주전 멤버들을 채웠다. 투수 쪽에선 상대적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송신영을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시키면서 지석훈이라는 중요한 내야수를 얻었다.

마지막 FA 역시 효율적이었다. 첫 해 이호준과 이현곤을 통해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로 단순한 성적 이상의 효과를 노렸고, 팀의 중심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듬해에는 이종욱과 손시헌으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이처럼 NC는 가능한 모든 선수 수급 방안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사실 한 가지가 더 있다. 다이노스가 표방했던 NC 중 'New Chance', 바로 실패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NC가 창단 이후 처음 선수를 받은 건 트라이아웃이었다. 각자 사연을 안고 야구를 관둘 수밖에 없었던 이들 중 가능성 있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유니폼을 입을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들 중 NC에 남은 선수는 극소수다. NC의 마무리투수 김진성만이 확실한 붙박이 1군 멤버가 됐다.

트라이아웃 외에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신고선수들도 있었다. 이중엔 필승계투조 원종현과 대주자, 대수비 요원인 이상호가 1군 선수로 살아남았다. 두 명 모두 NC의 첫 훈련이 시작된, 전남 강진 캠프 첫 날 전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고 테스트에 임했던 이들이다.

기회를 줬을 때, 모두가 성공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NC는 야구인생을 마감할 뻔했던 선수들도 여럿 구제했다. 다양한 선수 구성, 그리고 이들을 하나로 아울러 이끈 코칭스태프, 선수단을 지원한 구단까지. 신생팀의 '성공 모델'을 제시한 것 아닐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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