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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승부'
그런데 상대와 일정이 문제다. 넥센은 LG가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팀이다. 내심 넥센과의 경기 일정이 맨 마지막 즈음으로 밀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재개되는 첫 경기가 넥센전이다.
5연전 일정도 부담스럽다. 경쟁팀 SK의 경우 경기와 휴식 일정이 적절하게 분배돼 선발투수 3명 만으로도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5연전 동안 4, 5선발이 무조건 등판을 해야한. 이 두 경기를 패한다고 치면 LG는 엄청난 손해다. 야구는 확률 싸움. 승수가 많은 투수가 나가는게 당연히 유리하다. 더군다나 4선발 후보이던 티포드가 감기 몸살로 결장이 예고돼 더욱 가시밭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LG도 전략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5연전 일정에서, 확실한 4, 5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밴헤켄과 승부를 붙지 말고 확률 높은 경기에 좋은 투수들을 투입하는 것이다. 1승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5연전 첫 경기에서 확실한 기세의 우위를 보여야 나머지 경기들도 잘 풀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는 현재 3일 경기에 리오단, 4일 경기에 우규민을 대기시키고 있다. LG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두 장의 카드다.
3일 경기가 LG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넥센과의 맞짱 승부에서 이긴다면, 그 기세가 쭉 이어져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지더라도,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다면 희망은 있다. 하지만 휴식기 여파로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하고 힘없이 진다면 남은 5연전 일정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