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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당을 오갔던 김광현의 하루. 지금까지 살아온 날 심장박동수가 가장 많은 하루가 아니었을까.
여기에 김광현이 이번 대회 이를 악물고 임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 때문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김광현에게 참 절묘한 대회였다. 김광현은 현재 프로에서 6시즌을 뛰었다. 7시즌을 채우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야 시즌을 뛴 추가 일수 혜택이 돌아가 정확히 7시즌 기준을 채울 수 있었다. 단순히 혼자 설레발을 치는 것도 아니었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올시즌 김광현을 지켜보기 위해 한국 경기장을 찾았다. 한국의 금메달이 기정사실화 됐다는 전제 하에서였다.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김광현은 올시즌을 다 뛰어도 7시즌 기준을 채우지 못할 뻔 했다. 결국 미국에 진출하려면 소식팀 SK에서 내년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마음은 미국쪽으로 많이 기울어있는 선수에게 다음 시즌은 악몽이 될 뻔 했다. 새로운 무대에 대한 꿈으로 버텨왔던 시간들이 물거품처럼 느껴지며 다가오는 허탈한 마음을 지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