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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잡은 창원시, 마산 신축구장 남은 과제는?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9-04 11:42



결국 창원시의 선택은 NC였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다. 이제 양측간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4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야구장은 마산종합운동장에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년 7개월 넘게 표류해 온 NC 다이노스의 신축 야구장 입지 변경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진해구 육군대학부지는 새 야구장이 들어서는 것보다 더 훌륭하게 개발해서 진해구민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한층 더 큰 결실이 되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번 결정이 반드시 창원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임을 약속 드리며, 상실감이 클 진해구민 여러분께는 다시 한 번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안 시장은 "기존 입지를 고수하면 필연 NC의 연고지 포기로 이어지고, 연고지 포기는 창원시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요인이 된다. 창원시의 브랜드가치 추락과 대외적 신뢰성 상실로 인한 투자유치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야구장 입지 변경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NC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NC 측은 "창원시의 결정을 환영한다. 창원시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 안상수 시장님과 110만 창원시민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결정은 야구로 하나되는 창원이 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본다. 구단은 빠른 시일 내에 상세협약을 체결해 창원시민이 함께 할 새 야구장을 최단기간 내에 완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마산야구장 외부 전경. 바로 옆에는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위치해 있다. 스포츠조선DB
정치적 논리에 희생된 야구장, 1년 7개월의 기다림

사실 창원시는 공식 발표 전부터 창원시는 직,간접적으로 야구장 입지를 NC가 원하는 마산종합운동장 부지로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이미 창원시는 야구장 건설이 무산된 진해 육군대학부지에 대안으로 산학연 첨단산업기술단지를 유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지난 2일에는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경남테크노파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진해 지역의 반발을 잠재우고자 대학 캠퍼스 유치까지 제안한 상태다. 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도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새 야구장 대신 대학과 첨단 산업연구단지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NC 다이노스의 신축구장 문제는 오랜 시간 표류했다. 지난해 1월 30일 전임 박완수 시장이 지역균형발전 논리에 의해 접근성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진해 육군대학부지를 새 야구장 입지로 선정한 뒤,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창원시가 얽혀 1년 7개월이 넘도록 지지부진한 싸움이 계속 됐다.


그 사이 창원시가 기존에 약속한 2016년 3월 내 완공은 물 건너갔다. 진해 신축구장은 일찌감치 모든 절차가 올스톱된 상태였다. 지난해 안전행정부의 투·융자 심사에서 '조건부'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그린벨트 해제 역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 심의에서 '보완 후 재심사' 판정을 받았다.

안행부와 국토부 모두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야구계와의 합의를 조건으로 달았다. 물론 창원시는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와 토지 이전 논의도 마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입찰 공고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였다. 여기에 지방선거 정국과 맞물려 아까운 시간만 흘려 보냈다.

하지만 7월 1일 안상수 신임시장이 취임하면서 꼬인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구단과 창원시의 대화창구가 열렸고, NC는 7월 15일 새 야구장 건립에 대한 공식 입장을 새 집행부에 전달했다. 창원시는 늦어도 8월 말까지 새 야구장 입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8월 말 창원시가 폭우 피해를 입어 추석 전으로 발표가 미뤄졌고, 이날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NC 배석현 단장이 15일 오전 창원시 화합 및 균형발전 시민협의회에 참석해 구단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NC다이노스
한 고비 넘긴 새 야구장, 남은 과제는?

이제 남은 건 실사용자인 NC와 창원시의 협의다. 안 시장은 이날 "새 야구장은 기존의 NC 다이노스와 창원시가 맺은 프로야구 유치협약과 법령의 범위 내에서 상세히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안 시장의 이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창원시는 야구장 입지 변경과 함께 새 야구장 건립에 소요되는 비용 일부를 NC 측에 부담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마산종합운동장을 개축하는 방식으로 신축 야구장을 건립하면 건축비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비 지원을 300억원 받고 나머지 700억원은 도비와 시비로 충당해야 하는데, 창원시가 이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창원시는 과거 NC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모기업 엔씨소프트에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에 매력을 느낀 엔씨소프트는 연고지로 통합 창원시를 선택했다. 모두 전임 시장 시절의 약속이지만, 분명 창원시와 NC 간의 약속이다. 이는 창원시가 NC 창단시 KBO에 제출한 프로야구단 회원 가입 신청서에 첨부된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창단에 따른 창원시의 프로야구단 지원 계획'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

NC 구단 관계자는 "이제 새 야구장을 어떤 형태로, 어떻게 잘 지을 지가 관건이다. 창원시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NC는 지난달 2만5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2017년 3월까지 짓자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공사기한 24개월 기준으로 2015년 3월 내 착공해야 한다. 또한 '새 야구장 규모는 KBO 승인사항으로 KBO와 협의를 통해 2만2000석 규모를 검토 가능하다'고 덧붙였고, 수원야구장의 사례에 빗대 지하주차장을 포함해 최소 3500대 규모의 주차공간 확보를 요구했다.

만약 창원시가 NC와 대화 도중 다시 비용 부담 얘기를 꺼낸다면, 좋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을 수도 있다. NC 측이 지금 와서 비용을 부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오라는 지자체는 많다. 여전히 NC에겐 '연고지 이전'이라는 카드가 유효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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