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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들은 선발 라인업을 짜는 과정에서 상대팀, 팀 분위기, 승부 시기에 따라 엄청난 고민을 한다. 감독들은 "선수 한 명을 어느 자리에 넣고, 넣지 않느냐에 따라 경기 향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라며 엔트리, 라인업을 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LG는 나름대로 머리를 썼다. 사실 LG의 로테이션은 정상적으로 가동이 됐다면 28일 경기부터 리오단-우규민-장진용이 나설 차례였다. 리오단과 우규민이 5일씩을 쉬고 던지게 되는 것이었고, 임시 5선발인 장진용이 그 다음 경기를 책임지면 됐다.
하지만 이대로 갔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잇었다. 상대 원투펀치를 상대로 리오단-우규민이 모두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2연전을 4-5선발인 장진용-신정락으로 막아야 했다. 4경기가 꼬일 수 있는 로테이션. 그래서 양상문 감독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장진용을 SK 에이스 김광현과 붙였다. 그리고 우규민에 이어 리오단을 30일 롯데와의 1차전에 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양 감독은 "각 2연전에 한 경기는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투수(우규민, 리오단)를 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치열한 4위 경쟁 속에 한 팀에게 2연속 패배를 당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 SK는 29일 2연전 두 번째 경기 선발로 채병용을 예고했다. 밴와트는 30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서는 것이 확정됐다. SK 이만수 감독 역시 양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했나보다. LG전 2경기 중 한 경기는 김광현이 확실하게, 그리고 KIA전 2경기 중 한 경기는 밴와트가 확실하게 잡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