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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을 감싸는 '니퍼트 딜레마'는 결국 해결됐다. 후반기 두산의 반가운 손님인 '비'가 해결해줬다.
두산 입장에서는 4위 LG를 추격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2연전. 두 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사실상 4강은 멀어진다. LG와는 4게임 차가 된다.
산술적으로는 여전히 추격권이다. 25일을 기준으로 할 때 두산은 28경기, LG는 23게임이 남았다. 두산 입장에서는 LG와의 2연전을 모두 내주면 26경기가 남는다. 4게임의 격차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선수단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수치다.
송 감독은 2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내일 선발은 정대현이다. 에이스 니퍼트는 (28일) 삼성전에 투입된다"고 했다.
이날 예정된 선발은 노경은이었다. 나흘 휴식 후 등판.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 선발투수로 나왔었다.
27일 LG전은 정대현이 선발의 중책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 20일 인천 SK전에 선발로 등판, 호투했다. 경기는 3대6으로 패했지만, 정대현은 6⅓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시즌 내내 마땅한 5선발이 없었던 두산에게는 단비같은 활약이었다.
가장 정석적인 선발 로테이션. 니퍼트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무려 123개의 투구를 했다. 가벼운 등 부상으로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이탈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당연히 5일 휴식 후 던지는 게 가장 좋다. 때문에 LG와의 2연전을 노경은-정대현 조합으로 버텨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
노경은과 정대현은 두산 입장에서 가장 약한 선발조합이다.
정대현은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 제구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경기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경은은 21일 삼성전에서 준수한 투구를 했다. 6⅓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3개월 가량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는 오랜만에 좋은 투구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신뢰성은 떨어진다.
그렇다고 노경은-니퍼트 순으로 나선다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니퍼트의 부담이 너무 많다. 거기다 니퍼트는 삼성에 천적이다. 정대현이 호투를 해 징검다리를 이어주고, 뒤이은 삼성전에 니퍼트를 쓸 수 있게만 되면 두산 입장에서는 4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저런 고민끝에 어렵게 내린 결정. 그런데 잠실 경기는 극적으로 우천취소가 됐다. 경기 시작 6분을 남기고 폭우가 쏟아졌다. 30분을 기다렸지만, 그치지 않았다. 결국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을 '비'가 자연스럽게 해결해준 셈이 됐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