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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영 감이 안오나보더라고."
8월 한 달간 겨우 11경기에 밖에 나서지 못한 이범호의 타율은 고작 1할8푼8리(32타수 6안타)다. 명성에 비해 실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홈런 1개와 3타점이 있지만, 그보다 수많은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주전 타자들 가운데 8월에 이범호와 비슷한 부진을 겪은 선수는 김주찬이다. 김주찬도 10경기에 나와 타율이 1할8푼4리(38타수 7안타) 밖에 안됐다. 하지만 김주찬은 최근들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팀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에 볼넷 2개를 얻어내 총 4번이나 출루했다. 득점도 2개를 올렸다. KIA 선동열 감독은 그래서 "주찬이는 조금씩 감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박기남의 성공은 팀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임시방편에 해당한다. 멀티 백업 내야수인 박기남은 선발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서 대타나 대수비로 나설 때 더 가치가 빛난다. 대신 그러려면 3루의 주인이자 중심타선에서 이범호가 먼저 이름값을 해야 한다. 그런 면이 바로 수비와 공격에서 팀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계속 기다리고 있다. "이범호가 8월에 들어 일정이 들쭉날쭉 해지면서 타격감을 좀처럼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범호가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만 우리 타선이 더 짜임새를 갖게 된다." 이런 생각은 비단 선 감독 혼자만 하는 건 아니다. 전체 팀원이 모두 이범호의 부활을 바라고 있다. 과연 이범호는 이같은 기다림에 언제쯤 응답하게 될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