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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지완, 개인홈런 이정표 세울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8-24 10:44


SK와 KIA의 주중 2연전 첫번째 경기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3루 KIA 나지완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타임을 외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07/

후반기 잠시 침묵에 빠졌던 KIA '4번타자'의 힘이 다시 샘솟고 있다. 나지완이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값진 홈런포를 날렸다. 덩달아 이 홈런으로 인해 2년 연속 20홈런 달성과 개인 커리어하이 기록 경신을 위한 중요한 주춧돌을 놓게 됐다.

나지완은 2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3-4로 뒤지던 8회말 역전 2점 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은 KIA 승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마무리 어센시오가 9회초 1점을 내줬지만, 나지완의 2점포 덕분에 5-5의 균형을 유지했고, 결국 9회말 박기남의 결승타가 나올 수 있었다.

또한 이 홈런은 나지완 개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홈런이다. 시즌 18번째 홈런이다. 이제 2개만 더 치면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또 앞으로 6개를 추가하면 프로 2년차였던 2009년에 세운 23개의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

슬러거들은 한번 발동이 걸리면 계속 몰아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진이 길어질 때 내심 '하나만 걸려라'는 바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즌 후반기 들어 나지완이 그런 축에 속했다. 5월에 월간 홈런 7개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방망이는 6월이후 그다지 화끈하지 못했다. 타율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6월 월간타율은 무려 3할7푼7리나 됐다. 그러나 홈런수는 적었다. 6월에 3개, 7월에 4개를 쳤다. 5월 한 달동안 친 홈런을 6, 7월에 나눠친 셈이다.

8월도 엇비슷했다. 23일 경기전까지 8월에 10경기에 나온 나지완은 3할1푼3리(32타수 10안타)의 좋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홈런은 겨우 1개 뿐이었다. 장타력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그런데 나지완은 정확한 타격을 하는 '콘택트 히터'가 아니라 장타를 날리는 '슬러거'로 분류되는 타자다. 자기 스스로도 '홈런'에 대한 목표의식이 적지 않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동안 나지완은 표정이 밝지 못했다. 그러나 23일 홈런이 이런 고민을 잠시나마 덜어줄 수 있게 됐다.

이제 나지완은 숙원하던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최종 합류해 큰 걱정거리를 덜어냈다.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후반기 체력저하 등의 이유로 장타력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다. 팀 역시 아직 4강행에 대한 희망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나지완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팀의 4강 진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다. 이 두 가지 목표 아래로 개인적인 소망도 있다. 바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는 것. 이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팀이 26경기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2개의 홈런 추가는 무난할 듯 하다.

문제는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것. 2009년에 세운 23개다. 6개의 홈런을 26경기에서 쳐야 한다. 4경기당 1개 정도씩은 날려야 한다는 계산.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도 않다. 도전의식을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미션이다. 이 미션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지완의 홈런 생산력은 한층 더 발전할 수도 있다. 만약 이 미션에 성공한다면 나지완은 홈런타자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나지완은 과연 남은 경기에서 커리어하이 홈런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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