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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컬러 바뀐 LG, ‘이천 시대’에는 과연?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8-22 09:18 | 최종수정 2014-08-22 09:18



LG가 가만히 앉아서 4위에 올랐습니다. 21일 KIA를 상대로 한 잠실 홈경기가 우천 취소된 가운데 두산이 대구 경기에서 삼성에 패해 LG는 4위로 상승했습니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져 탈꼴찌마저 쉽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입니다.

하지만 LG가 4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LG의 팀 타율은 0.279로 최하위입니다. 팀 타율 1위 삼성(0.304)에 2푼 이상 뒤지며 8위 한화(0.287)와도 상당한 차이입니다. 타고투저의 심화로 인해 LG의 저조한 팀 타율은 도드라집니다.

LG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마운드입니다. 팀 평균자책점 4.78로 NC(4.35), 삼성(4.46)에 이어 3위입니다. 선발진은 다소 약점이 있으나 불펜은 탄탄합니다. 마무리 봉중근을 위시해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의 필승계투조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LG가 '투수의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LG는 '타자의 팀'이었습니다.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거포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좌타자들을 앞세워 집중력 있게 휘몰아치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운드, 특히 불펜이 불안해 2003시즌부터 10시즌 동안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탄탄한 불펜을 앞세우는 투수력 위주의 팀 컬러 변화는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LG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입니다.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타선을 이끄는 베테랑들이 나이를 먹으며 꾸준함을 견지하고 있지만 장타력과 폭발력은 이전만 못합니다. 반면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투수력 보강을 위해 신인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꾸준히 투수들을 수집해온 것이 빛을 보고 있습니다. 시즌 중 LG에 부임한 양상문 감독이 투수 전문가라는 점도 팀 컬러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투수력 위주의 팀 컬러는 올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LG 타선을 이끌었던 베테랑을 뒷받침할 타자 유망주들의 성장은 다소 더딥니다. 30대를 맞이한 이병규(7번)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정의윤, 오지환 등의 방망이는 시원치 않습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젊은 야수 유망주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투수진에는 차세대 마무리 투수로 각광받고 있는 정찬헌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차후 LG는 투수력은 믿을 만하지만 타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짙습니다.

투수력과 타력 둘 중 하나만 굳이 고르라면 투수력이 강한 것이 유리합니다. 타자들의 타격은 기복이 있지만 투수는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강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투수력과 타력이 균형을 이루며 강력해야 합니다. LG는 타자 유망주 육성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LG는 22일 경기도 이천에 'LG 챔피언스 파크'를 개장합니다. 준비에만 3년의 시간을 들인 최신식 시설을 통해 유망주 육성에 전력을 쏟겠다는 LG의 야심찬 포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천 시대'를 맞이한 LG가 투타 양면에서 강력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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