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들이 살아나 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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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시즌을 열어보니 양현종과 임준섭을 제외하고는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양현종과 임준섭, 두 왼손투수만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혼탁한 4강 싸움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마운드가 강해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조건이라는 건 모든 야구인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나타나듯, KIA는 지금까지 마운드가 강하지 못했다.
KIA에게 희망을 볼 수 있는 건 단순히 4위와의 승차 때문이 아니다. 바로 선발 자원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양현종과 임준섭만이 선발로 '개근'했지만, 최근 KIA 선발진은 완벽하게 재편돼 순항하고 있다. 상승세의 바탕이다.
새 외국인선수 토마스가 지난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여기에 지난 8일 SK전부터 10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까지 3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임준섭-김진우-김병현의 연이은 호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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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는 9일 롯데전서 선발 복귀전을 갖고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마찬가지로 동점이 돼 승리가 날아갔으나, 김진우의 부활 조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김병현이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사실 김병현은 트레이드 이후에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선발진 붕괴로 기회를 잡은 뒤 점차 살아나고 있다. 10일 롯데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해 6월 30일 대전 한화전 이후 406일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KIA의 4강 경쟁팀들을 보면, 최근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은 팀은 LG 정도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롯데는 믿었던 1~3선발이 부진에 빠졌고, 두산은 아예 선발진이 붕괴돼 5선발을 꾸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SK 역시 김광현과 밴와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너무 약하다.
체력이 떨어져가는 시즌 막판, 선발야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IA는 이런 면에서 다른 팀과 달리 희망이 있다. 4강 싸움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