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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NC 김종호의 기막힌 번트, 4연패 끊어냈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21:49


테이블세터가 보여줄 플레이의 정석이었다. 투혼에 이어 기가 막힌 플레이로 중심타선에 찬스를 넘겼고,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NC 다이노스가 시즌 첫 5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4연패에 몰려있던 11일 창원 SK 와이번스전에서 7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5회말 역전하는 과정은 극적이었다. 연패 기간 사라졌던 집중력과 팀워크가 빛났다. 모처럼 '팀 다이노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 전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가졌다. NC 김종호가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1-1 동점이던 5회, 박민우의 투혼과 김종호의 재치가 빛났다. 이는 대량득점의 시발점이 됐다. 선두타자 김태군이 중전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 박민우는 상대 선발 문광은과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6구째 몸쪽 공을 쳤다 파울 타구가 오른쪽 무릎 안쪽을 직격했다.

박민우는 그대로 타석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에게 응급치료를 받고 일어났으나, 7구째 공이 또다시 파울이 되면서 이번엔 오른쪽 정강이를 때렸다.

고통스럽게 1루 쪽으로 향하는 박민우를 향해 또다시 트레이너가 뛰어나왔다. 하지만 박민우는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묵묵히 타석으로 돌아갔다.

박민우는 결국 8구째 볼을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투혼으로 만들어낸 무사 1,2루 찬스였다.

타석에 들어선 김종호는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에 기습적으로 푸시 번트를 시도했다. 타격자세에서 갑자기 돌변했다. 김종호의 번트 타구는 투수 오른쪽으로 향했고, 타구를 잡은 문광은은 1루를 바라 봤으나 아무도 없었다.

김종호의 재치와 상대의 허술한 번트 시프트가 맞아 떨어졌다. SK 1루수와 3루수는 홈으로 쇄도했다. 이것만 보면 '100% 번트 시프트'다. 하지만 2루수와 유격수가 움직임이 없었다. 타구를 확인한 뒤에 움직이겠다는 '75% 수비'인데, 김종호의 번트가 허를 찌르는 타이밍에 나왔다.


게다가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대비해 2루수 나주환은 2루 쪽으로 향한 상태였다. 이미 1루주자 박민우는 2루에 거의 도달한 상황. 결국 1루가 휑하니 빌 수밖에 없었다.

김종호의 푸시 번트 타이밍, 그리고 코스가 기가 막혔다.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까지 머릿속에 그린 SK 내야진은 김종호에게 완벽히 당하고 말았다.

결국 무사 만루 찬스가 됐다. 이어지는 타순은 3,4,5번 클린업 트리오. 중심타선은 테이블세터의 투혼과 재치에 화답했다. 나성범은 잘 던지던 문광은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부진에 빠져있던 테임즈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순식간에 6-1, 상대의 의지를 꺾는 '빅이닝'이었다.

김종호는 6회에는 자신의 시즌 2호이자, 데뷔 두번째 홈런을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상대 세번째 투수 이상백의 포크볼이 떨어지지 않고 높게 들어오자,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쐐기 솔로홈런이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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