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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팀당 40경기씩이 채 남지 않았다. 중후반부로 순위 싸움이 뜨거울 시기다. 그런데 선두 삼성 라이온즈가 1위를 달린 지 몇 달이 됐다. 한 번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이 굳어져 가고 있다. 이미 페넌트레이스 1위는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 2위 넥센 히어로즈와 3위 NC 다이노스도 이변이 없는 한 4강에 진입해 가을야구를 할 확률이 높다. 결국 앞으로 흥행 요소는 4위를 놓고 싸울 막판 피말리는 한 자리 싸움이다. 관중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엘롯기'가 공교롭게 이 싸움에 당사자들이다.
10일 현재까지의 상황은 급박하다. 4위 롯데와 5위 LG의 승차는 1게임. LG와 6위 두산의 승차는 1.5게임이다. 그리고 두산과 7위 KIA의 승차는 반게임. KIA와 8위 SK의 승차는 다시 1.5게임이다. 결국 롯데와 SK의 승차가 4.5게임이다. 멀게 느껴질 수도 있고, 연승과 연패를 탄다면 순식간에 좁혀질 수도 있는 격차다.
이 승차란 것이 2~3경기를 좁히는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2~3일 사이로 상대가 바뀌고 물고 물리기 때문에 승차를 좁히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론 한번의 긴 연승만 타면 승차가 눈에 띄게 준다. 그걸 LG가 이번 시즌 보여주었다. 결국 현재 4위 롯데부터 8위 SK의 승차는 5팀 중 한 팀이 괴력을 보여줄 경우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 정도로 4위를 놓고 싸울 팀들의 전력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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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4위를 놓고 싸울 4~5팀은 하나같이 불안요소가 수두룩하다. 이제부터는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경기가 없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며 1승에 목을 메는 수밖에 없다. 다음을 생각하면 쓸데없는 여유를 부린다는 핀잔을 받기 딱 좋다.
대체적으로 투수진이 약하다. 롯데는 다른 4팀에 비해 안정됐다고 하지만 강력한 1선발이 없다. 그래서 연패에 빠질 경우 끊기가 부담스럽다. 불펜도 최근 안정감이 떨어져 불안하다.
두산은 '믿을맨' 니퍼트 마저 몸이 성하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발 불펜 마무리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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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보니 승패는 타선의 집중력에서 갈릴 경우가 많다. 흔들리는 상대 마운드를 누가 무너트리느냐에 따라 승기를 잡게 된다.
전문가들이 이 시점에서 지적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다. 먼저 순위 싸움을 하는 상대팀들과의 맞대결에서 반타작 이상을 해야 지금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맞대결에서 연승을 하면 더없이 좋다. 하지만 연패를 당하면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10일 현재 롯데는 5팀과 총 1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LG는 18경기, 두산은 20경기, KIA는 12경기, SK는 17경기가 남았다. 두산과 SK는 맞대결이 7번으로 가장 많이 남았다.
또 하나는 '고춧가루' 부대와 천적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의 경우 한화와 가장 많은 8경기를 치러야 한다. 현재 9위 한화의 경우 순위에 부담없이 싸울 경우 예기치 않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KIA는 껄끄러운 삼성과 7경기나 더 해야 한다는 게 큰 장애물이다. KIA는 이번 시즌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 2승7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