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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두산 유희관, 35일만에 토종 선발승 안겼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8-06 06:07


팀을 연패에서 구한 건 유희관이었다. 지난해 모습으로 돌아가 다시 호투를 펼쳤다.

두산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8대2 대승을 거뒀다. 선발 유희관이 7이닝 1실점으로 모처럼 호투했고, 타선도 집중력을 보이면서 기나긴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유희관은 시즌 8승(7패)째를 거뒀다. 지난 6월 27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38일만에 거둔 승리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사 1,3루서 KIA 김주찬을 외야 플라이 처리 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05.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나란히 4연패를 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4강행 막차 티켓을 따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나,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던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했다.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 유희관과 KIA 양현종의 좌완 에이스 대결에서 유희관이 판정승을 거뒀다. 유희관의 호투가 일단 반갑다. 유희관은 지난 6월 27일 잠실 넥센전(7이닝 2실점) 이후 모처럼 7이닝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이날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1개 포함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았다. 상대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효과적인 피칭이었다. 나지완에게 맞은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가 없었다.

유희관은 직구 최고구속이 130㎞대에 불과함에도 훌륭한 컨트롤과 완급조절로 상대를 압도했다. 지난해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며 혜성처럼 떠올랐고, 두산에 없던 왼손 에이스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풀타임 2년차 시즌에 고비를 맞았다.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이었다. 장기인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활용하는 코너워크가 사라졌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이용하는 장점을 잃었다.

이날 유희관의 피칭은 정확히 지난해 성공을 재현하는 모습이었다. 최고 134㎞의 직구(37개)는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파고 들었고, 45개나 던진 체인지업은 주무기답게 날카롭게 떨어졌다. 여기에 커브(14개)와 슬라이더(8개)로 완급조절을 했다.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대2로 승리한 후 승리투수 유희관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05.

두산에 선발투수의 활약은 반갑기만 하다. 에이스 니퍼트가 등 근육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에서, 5명의 선발로테이션 구성도 힘겨운 상황이다. 이미 노경은은 거듭된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태. 결국 4경기만 치르는 이번 주에 대체선발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유희관은 지난달 1일 광주 KIA전 이후 35일만에 두산에 토종투수 선발승을 안겼다. 그만큼 두산의 선발진은 7월 한 달간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유희관이 살아난다면, 돌아올 니퍼트에게 걸리는 과부하도 줄어들 것이다. 선발진 재정비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여러모로 반가운 호투다.

경기 후 유희관은 "팀이 승리해서 좋다.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주어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고, 특별한 전략 같은 것보다 포수 (양)의지의 사인대로 던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진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유희관은 "지난해 10승 중 선발승은 8승이었다. 지금 현재 8승을 했다. 주변에 많은 말들이 있지만, 내 몫을 하는데 충실하겠다"고 했다.

팀은 4강행 막차 티켓을 노리고 있다. 유희관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는 "니퍼트, 경은이형이 빠져있지만, 그 두 명이 빨리 돌아와서 지난해처럼 좋은 모습으로 팀 4강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좋은 모습으로 4강 가는 길에 힘을 보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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