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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밴헤켄-소사 등판 떼어놓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04 19:02


최근 5연승을 달린 넥센 외국인 투수 소사는 웬만하면 7이닝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에이스 밴헤켄과의 등판 간격을 벌려놓고 있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 등판해 7이닝 9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지원 부족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원래 류현진의 등판일은 다저스 로테이션상 하루 전인 2일이었다. 그런데 돈 매팅리 감독은 댄 해런을 2일 경기에 투입하고, 류현진을 다음날 등판시켰다. 전략적인 측면 때문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당시 "왼손인 커쇼와 류현진의 등판일에 간격을 두면 불펜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최소 6~7이닝을 던질 수 있는 커쇼와 류현진의 등판일을 떼어놓으면 그 사이에 해런이나 조시 베켓 등 이닝소화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투수가 나서는 경기서 불펜투수들을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쇼와 류현진 등판 경기서는 아무래도 불펜진을 덜 소모하기 때문이다. 커쇼 다음날, 또는 류현진 다음날에는 불펜진 활용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닝이터' 선발투수를 2~3명 보유한 팀들의 장점이기도 하나. 2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밴헤켄과 소사라는 걸출한 선발투수 2명을 거느리고 있다. 15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밴헤켄은 웬만하면 7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 시즌 도중 합류한 소사 역시 지난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최근 7경기 가운데 4경기서 7이닝을 소화했다. 염경엽 감독은 두 선수의 이닝소화 능력을 십분 활용해 각각의 등판일을 떼어놓는 전략을 쓰고 있다.

염 감독은 4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밴헤켄이나 소사 모두 7이닝은 던지는 투수들이다. 난 절대 그 둘을 붙여놓지 않는다. 로테이션상 붙을 일이 생기면 다시 조정을 해서 벌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유는 매팅리 감독의 그것과 비슷하다.

염 감독은 "밴헤켄은 에이스다. 올시즌 내내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점수를 주지만 소사도 어쨌든 7이닝은 던진다. 만일 둘을 붙여놨는데 그 두 경기서 모두 지면 그 여파가 다음 경기까지 이어진다. 연패가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을 이틀 연속 등판시켰을 때의 위험한 측면이다.

불펜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완투를 하면 그 다음날 이닝소화능력이 떨어지는 선발이 나가도 불펜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소사가 7이닝을 던지면 역시 그 다음날 불펜진을 충분히 쓸 수 있다. 둘을 붙여놓으면 불펜 가동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밴헤켄과 소사가 이틀 연속으로 나선 경우는 두 번 밖에 없었다. 지난 6월 17~18일 KIA 타이거즈전, 6월 28~29일 두산 베어스전에 소사와 밴헤켄이 연속으로 선발등판했다. KIA전의 경우는 이전 4일 휴식후 가진 경기라 불펜진에 여유가 있었다.

염 감독은 "다음 번에 삼성과 만날 때 밴헤켄하고 소사가 붙어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러 조정해서 떨어뜨려 놓았다"고 했다. 넥센은 오는 8~9일 목동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치르는데, 염 감독에 따르면 로테이션상 두 선수가 잇달아 등판하게 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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