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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승률 8할8푼9리다. 삼성 라이온즈가 제2구장인 포항에서 또다시 웃었다.
올해만이 아니다. 삼성은 포항구장이 개장한 2012년부터 매번 기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첫 해 2승1패로 출발한 포항 성적은 지난해 10경기서 7승3패로 치솟았다. 올해는 8승1패로 승률이 더 높아졌다.
삼성은 왜 포항에서 강한 걸까. 포항이 고향인 삼성 류중일 감독도 "포항만 오면 계속 좋네"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 역시 특별한 이유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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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성적은 더욱 놀랍다. 9경기서 타율 3할9푼4리(33타수 13안타) 7홈런 13타점이다. 23개의 홈런 중 무려 7개를 포항에서 몰아쳤다. 포항과 인연이 없었던 이승엽은 갑자기 '포항의 사나이'가 되고 말았다.
이승엽은 포항구장 호성적에 대해 "시즌 초반부터 포항에서 좋았다. 성적이 좋다 보니 포항에 오면 기대가 됐다"며 "라커룸 환경이 좋다. 쉴 때 확실히 쉴 수 있어 경기 준비하기에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구장 라커룸은 홈인 대구구장에 비해 넓고 쾌적하다.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환경이 마련돼 있다. 훈련을 마치고 경기를 준비하는 각자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 이승엽 외에 다른 선수들도 포항구장의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 보다 집중된다는 느낌을 받고, 타자들 역시 탁 트인 느낌의 포항구장이 싫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기 전 훈련 때부터 좋은 느낌을 받고, 훌륭한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제2구장은 원정팀에겐 낯설기만 한 곳이다. 홈팀은 꾸준히 경기를 하지만, 원정팀은 1년에 한 번 경기를 치르기도 쉽지 않다. 아예 경기가 없는 팀이 더 많을 정도다. 포항구장 외야 펜스 환경이나, 내야 인조잔디의 바운드 등에 있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어쨌든 삼성 선수들에게 '홈구장'인만큼, 조금이라도 유리한 게 사실이다.
포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