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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이해불가 부진, '4강 도전' 자격 있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7-27 15:15


24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2대6으로 패배한 KIA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24.

이쯤되면 심각하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KIA 타이거즈는 과연 4강 도전 자격이 있는가."

후반기 들어 KIA의 부진이 심각하다. 1승 뒤 4연패. 101일 만에 5위를 탈환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기세를 타면 4위 롯데 자이언츠를 무너트리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처참하다. LG 트윈스에 2연패를 당해 위닝시리즈를 내주더니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먼저 2패를 떠안으며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이제 KIA는 다시 7위로 추락했다. 그래도 여전히 4위 롯데에는 3경기 차이. 가시권에 있다. 하지만 이 3경기 차이가 지금의 KIA에는 꽤 먼 격차로 느껴진다.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투지가 전반기 막판 한창 달아올랐을 때에 비하면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전자'라는 칭호도 어느 정도 힘을 보여줄 때 가능한 표현이다. 하지만 최근 4연패 기간의 KIA에서는 그런 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타선의 결정력 부재가 심각하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26일 한화와의 경기. 초반 한화 외국인 선발 타투스코는 제구력이 흔들렸다. 1회초 연속 8개의 볼을 던지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KIA의 중심타선이 그 기회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범호는 투수 땅볼, 나지완은 삼진, 안치홍은 1루수 땅볼로 득점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2회 역시 선두타자 김다원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그러나 후속 3타자는 전혀 팀 배팅을 하지 못했다.

1-2로 뒤진 7회에 다시 기회가 왔다. 선다타자로 나온 대타 이종환이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한화는 타투스코를 내리고 안영명을 올렸는데, KIA는 순리대로 희생번트를 성공해 1사 2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1번 김주찬과 2번 이대형은 모두 범타에 그쳤다. 여기서 승부는 끝났다.

최근 KIA 타선의 부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현재로서 KIA가 4강 진입에 희망을 걸 요소는 냉정히 말해 타격이다. 원래 불안했던 투수력은 휴식기를 통해 약간 향상된 상태. 냉정히 말하면 이보다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저스틴 토마스가 왔지만, 실력은 경기에 나와봐야 안다. 확실한 상승요소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때문에 타선의 힘이 팀 분위기를 먼저 주도할 필요가 있다. 이걸 해줘야 하는 인물들이 바로 김주찬과 이대형 이범호 나지완 안치홍 등 팀의 간판 타자들이다.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 외야수 신종길도 포함된다. 현재 이들은 몸상태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마이너스 요인이 없다. 그러나 집중력은 현재 극도로 흩으러진 상태로 보인다. 24일 LG전 패배의 직접적인 영향이 된 신종길의 외야수비 실책은 KIA 야수진이 현재 절박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절실함이 집중력을 만들고, 집중력이 기적을 가능케 한다. 현재의 KIA가 4위를 되찾으려면 기적이 필요하다. 그걸 만들어낼 수 있는 절실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KIA는 4위 도전자의 자격이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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