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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승왕 출신도 버티지 못했다. 과연 '외국인 퇴출행렬'은 또 이어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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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만도 하다. 2011년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19승을 거둬 퍼시픽리그 다승왕을 따낸 홀튼이지만, 올 해는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만 잠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5월부터 계속 흔들렸다. 홀튼의 5월 이후 성적은 총 16경기에 등판해 2승7패, 평균자책점 5.85였다.
홀튼의 이런 부진은 결국 부상이 원인이었다. 선 감독은 24일 "홀튼은 일본에서도 주 1회 등판하며 집중관리를 받았던 투수다. KIA에서도 주 1회만 뛰기를 원해 등판 간격을 조절해줬지만, 어깨와 무릎 상태가 계속 안좋아서 6월부터 교체를 고민했다"면서 "특히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당장 수술이 필요할 정도였다. 그것 때문에 러닝을 하지 못해 구위가 계속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튼의 퇴출로 올해 한국에 왔다가 짐을 싸 고향으로 돌아간 선수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브랜든 나이트(넥센 히어로즈)를 비롯해 케일럽 클레이(한화 이글스), 조조 레이예스, 루크 스캇(이상 SK 와이번스) 조쉬 벨(LG 트윈스), 크리스 볼스테드(두산 베어스)가 팀을 떠났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2011년에는 게릿 올슨(두산) 아네우리 로드리게스(삼성 라이온즈) 앤서니 르루(KIA) 등 3명이 시즌 중 퇴출됐고, 지난해에는 아퀼리노 로페즈(SK)와 브라이언 베스(한화) 호라시오 라미레즈(KIA) 션 핸(한화) 등 4명이었다.
올 해 이렇게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중 교체된 것은 선수 보유 엔트리 증가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지난해까지는 팀당 2명의 외국인 선수만 보유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타자를 포함해 총 3명을 보유하는 것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그렇다보니 외국인 선수 교체를 좀 더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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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임의탈퇴 교체선수, 과연 나올까
한편, 홀튼의 퇴출 이후 또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될 외국인 선수는 과연 누가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KBO 규정에 따르면 웨이버 공시 마감일 이후라도 외국인 선수는 바꿀 수 있다. KBO 관계자는 "웨이버 공시 마감일 이후에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하려면 '임의탈퇴' 방법을 쓸 수 있다. 단 여기에는 선수 본인이 직접 사인으로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웨이버로 공시되면 다른 구단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임의탈퇴는 오직 해당 구단으로만 복귀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에는 선수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결코 간단한 방법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임의탈퇴에 동의하지 않으면 구단은 원칙적으로 해당 선수를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적'을 내는 게 시급한 구단이라면 이 방법이라도 동원해야 한다. 또 선수가 다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어쨌든 포스트 시즌을 노리는 구단이라면 8월 15일 이전까지만 새 외인 선수를 1군에 등록하면 된다.
웨이버 공시 마감일 이후 '임의탈퇴' 방식으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2010년이다. 한화가 웨이버 공시 마감일이 그해 8월 2일에 호세 카페얀을 임의탈퇴로 내보내고 프랜시슬리 부에노를 데려왔고, 8월 5일에는 삼성이 나이트를 임의탈퇴로 방출한 뒤 팀 레딩을 영입한 적이 있다. 이후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임의탈퇴된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홀튼 외에도 몇몇 구단에서 '교체'를 고심하는 선수가 분명 있다. 이제 이들을 바꾸려면 '임의탈퇴' 외에는 방법이 없다. 과연 올해 다시 '임의탈퇴' 방식으로 교체되는 외국인 선수가 등장하게 될 지 주목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