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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성 첫 심판합의제 앞둔 사직구장의 신경전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7-22 18:49


후반기 첫날의 화두는 역시 TV중계를 활용한 심판합의제였다.

시즌 초반 명백한 오심이 급증하면서 대두된 '비디오 판독'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단과의 합의를 통해 한국적인 현실에 맞게 중계방송을 활용해서 심판이 합의를 통해 번복할 수 있도록 심판합의제를 만들었고 후반기부터 시행하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전이 열린 22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전 롯데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을 때 롯데의 1루측 덕아웃과 라커룸을 연결하는 통로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통로의 문 위쪽에 50인치 LED TV가 달렸다. 중계 리플레이 화면을 보기 위한 것. 이닝 중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합의제를 요청할 수 있는 3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30초면 TV중계의 리플레이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 통로쪽 TV로 리플레이를 보고 오심이라고 확신이 서면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감독이 심판에게 어필을 하고 그 사이에 구단 직원이나 코치가 중계 리플레이를 보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할지를 결정하지만 한국은 감독이 나와서 어필을 하면서 시간을 끌 수 없게 돼 있다. 항의를 하다가 나중에 심판합의제를 요청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닝이 종료되는 판정 때는 10초의 시간밖에 없다. 리플레이를 보고 심판합의제를 요청할 시간이 되지 않는다. 롯데는 이땐 선수나 1,3루의 주루 코치가 사인을 주기로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미팅을 통해 선수가 확실하게 오심이라는 생각이 들면 양 손으로 네모를 그리도록 했다"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롯데가 1루측 통로에 TV가 달렸다는 소식에 "원정쪽에도 TV를 설치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KIA 타이거즈측에서 삼성에 대구구장 원정 덕아웃 쪽에도 TV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류 감독은 "서로 공정하게 하자는 것인데 홈에게만 유리하도록 하는 것은 안되지 않느냐"고 했다. 롯데는 3루 덕아웃 통로에는 TV를 설치할 계획이 없지만 덕아웃 뒤쪽에 있는 감독실의 TV를 새 것으로 교체해줄 계획이다.

삼성은 롯데처럼 사인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류 감독은 "선수들이 오심이라고 확신을 하면 제스처를 크게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감독과 류 감독 모두 심판합의제를 요청할 타이밍과 상황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김 감독은 "1회나 2회에 심판합의제를 요청한 뒤 경기 후반에 명백한 오심이 두차례 나오면 한번만 신청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팬들이 심판합의제를 신청한 시기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할 것 같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류 감독은 "이기든 지든 경기가 이미 기울었고 2아웃에 타자가 1루에서 세이프인데 아웃 판정이 나오면 나가야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굳이 심판합의제를 요청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지만 타자에겐 안타 1개가 사라지는 상황 아닌가"라며 "오심이 확실하다면 나가야할 것 같다"라고 했다.

두 감독 모두 실제로 하다보면 명확하게 정착이 되고 보완할 점이 보일 것이란 예상을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부산 사직구장 1루측 덕아웃 통로에 TV중계 리플레이를 보기위해 TV가 설치됐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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