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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오승환이 한신 타이거즈 입단을 결정했을 때만해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선수 대다수가 첫 해 고전했다.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 일본 프로야구의 세밀한 분석야구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확실히 다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답게 일본에서도 쾌속질주다.
그렇다면 오승환은 앞서 마무리로 일본 무대를 호령했던 선동열 임창용을 넘어설 수 있을까. 현재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주니치의 수호신' 선동열,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뒷문을 책임졌던 임창용이 해보지 못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벌써부터 오승환을 센트럴리그 구원왕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1996년 주니치에 입단한 선동열은 1997년 38세이브를 거뒀다. 주니치 소속으로 뛴 네 시즌 동안 유일하게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고, 일본 에서 한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다. 요코하마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와 세이브수가 같았지만, 구원으로 3승을 거둔 사사키이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는 세이브에 구원승을 더한 세이브 포인트로 최우수 구원투수를 가렸다.
21일 현재 한신은 85경기를 치러 59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오승환이 한국인 최다 세이브, 구원왕을 차지할 수 있을 지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