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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자신의 별명답게 괴물처럼 선배의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박찬호의 한 시즌 최다승(18승)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을까.
전반기 10승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최초다. 앞서 박찬호가 도전한 바 있었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2000년 LA 다저스에서 뛰던 박찬호는 21번째 선발등판이었던 7월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6이닝 3실점하고,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당시 박찬호는 15번째 선발등판이던 6월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낸 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네 차례 도전했으나 10승을 따내지 못했다. 결국 5경기에서 3패를 거둔 끝에 21번째 등판 경기에서 10승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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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매팅리 감독 역시 전반기 10승을 챙긴 류현진을 극찬했다. 이날 승리 후 류현진을 팀의 원투펀치인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와 동급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류현진은 커쇼나 그레인키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 야구계에 있는 사람들은 류현진이 얼마나 좋은 선수이고,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 지 알 것이다. 팬들이 더 좋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데뷔 2년차에 이미 정상급에 선 류현진의 최종 승수는 몇 승이 될까. 다저스는 후반기 6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정확히 5인 선발로테이션이 돌아간다고 단순히 계산하면, 13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전반기 18차례 등판에서 10승을 따낸 류현진이 후반기에 5할만 거둬도 16승이 가능하다. 단순한 셈법으로도 'A급'과 '특A급'을 가르는 잣대인 15승을 넘을 수 있다.
만약 승운이 따른다면, 더 빠르게 승수 추가도 가능하다. 2000년 전반기에 9승(6패)를 기록했던 박찬호는 후반기 놀라운 페이스로 9승(4패)을 따냈다. 박찬호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18승10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분위기만 탄다면 박찬호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후반기 전망이 더욱 밝은 이유는 분명하다. 상대의 집중분석으로 인한 2년차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마한 새로운 무기, 컷패스트볼을 자기 것으로 완전히 만들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여전히 성장중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