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기 성적 38승43패. 승률 4할6푼9리. 리그 6위. '성공'과 '실패'라는 두 단어만 가지고 KIA 타이거즈의 전반기를 평가한다면 '실패'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실망스러운 성적임에 틀림없다.
|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KIA는 꽤 경쟁력있는 선발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캠프부터 일찌감치 4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됐고, 건강한 내부 경쟁을 통해 5선발을 낙점하려고 했다. 과정은 순탄했다. 양현종-홀튼-김진우-송은범이 모두 좋은 구위를 보였다. 5선발 자리는 베테랑 서재응과 두 명의 좌완 투수인 박경태-임준섭이 다퉜다.
문제는 시범경기 때 생겼다. 김진우가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이탈했다. 초기 구상이 무너지면서 여기저기 과부하가 걸렸고, 결국 KIA 투수진은 전체적으로 무너져내렸다. 원래 불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KIA 선동열 감독은 '선발 야구'로 이 난관을 타개하려고 했지만, 선발도 원활히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또 8월부터는 종전 '3연전'이 아닌 '2연전' 일정으로 시즌이 돌아간다. 이런 이동 일정과 중간 휴식 상황 등을 최대한 고려해 선발로테이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
선발 투수진의 개편과도 어느 정도는 관련돼 있는 부분이다. 바로 외국인 투수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선발 요원 홀튼과 마무리 요원 어센시오. 과연 이들의 거취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 지도 후반기 KIA의 성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KIA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은 떨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체력 저하 혹은 부상에 따른 제구력 난조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면도 보인다. 근본적으로 국내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홀튼이 한때 일본 리그 다승왕(2011년 19승)을 따냈다고는 하지만, 이건 벌써 3년전의 이야기다. 30대 중반의 홀튼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게 힘이 떨어졌다.
어센시오는 약간 상황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힘은 여전히 좋다. 구속도 150㎞ 초중반에 이른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상당하다. 단, 기복이 너무 크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격차가 마치 다른 두 명의 투수를 보는 듯 하다. 특히 비세이브 상황에서 나왔을 때 오히려 자주 실점하는 모습이다. 결국 평균자책점이 4.46이나 된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KIA 선동열 감독도 그래서 고민이 깊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은 여유롭게 기다려줄 수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없다. 냉철하게 외국인 투수들의 현 상태와 향후 기대성적을 판단해 잔류 시킬 지 교체할 지 결정해야 한다. 스카우트 풀을 최대한 가동하고, 코칭스태프의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 선수를 바꾸기로 했다면, 8월15일 이전까지는 엔트리에 등록시켜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 데려갈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