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반기 6위 KIA, 반등위한 개선점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7-14 11:45


2014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스의 경기가 10일 인천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수들이 SK를 상대로 7대5 승리를 지켜낸후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7.10/

전반기 성적 38승43패. 승률 4할6푼9리. 리그 6위. '성공'과 '실패'라는 두 단어만 가지고 KIA 타이거즈의 전반기를 평가한다면 '실패'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실망스러운 성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시즌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가 남아있다. 여기에서 진짜 승부는 갈린다. 잔여 경기수 대비 승차, 승률을 고려해보면 아직 KIA가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오히려 전반기의 실패를 거울삼아 후반기에 더 거센 도전을 해야 할 때다. 때문에 전반기의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것은 성공적인 후반기를 위한 필수 과제다. 성공을 위한 KIA의 개선점, 결국은 투수진에서 찾을 수 있다.


9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KIA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3루서 KIA 선발투수 김진우가 강판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09.
넘치는 선발 후보들, 재정리는 필수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KIA는 꽤 경쟁력있는 선발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캠프부터 일찌감치 4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됐고, 건강한 내부 경쟁을 통해 5선발을 낙점하려고 했다. 과정은 순탄했다. 양현종-홀튼-김진우-송은범이 모두 좋은 구위를 보였다. 5선발 자리는 베테랑 서재응과 두 명의 좌완 투수인 박경태-임준섭이 다퉜다.

문제는 시범경기 때 생겼다. 김진우가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이탈했다. 초기 구상이 무너지면서 여기저기 과부하가 걸렸고, 결국 KIA 투수진은 전체적으로 무너져내렸다. 원래 불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KIA 선동열 감독은 '선발 야구'로 이 난관을 타개하려고 했지만, 선발도 원활히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후반기에는 이런 과정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50경기도 채 안남은 상황이다. 일단 선발진을 새롭게 정비해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 KIA에는 현재 양현종 홀튼 임준섭 김병현 김진우 송은범 등 무려 6명의 선발 가능 투수들이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모두 선발로 쓰긴 어럽다.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지닌 선수를 냉철하게 선택하고, 나머지는 불펜 자원에 쏟아붓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최근 제구력과 자신감을 완전히 잃은 김진우의 경우, 후반기에 선발로 계속 쓰는 건 모험이나 마찬가지다.

또 8월부터는 종전 '3연전'이 아닌 '2연전' 일정으로 시즌이 돌아간다. 이런 이동 일정과 중간 휴식 상황 등을 최대한 고려해 선발로테이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KIA와 롯데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2회초 롯데 박종윤이 KIA 홀튼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홀튼이 아쉬워하는 모습.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7.11/
불안한 외인투수, 결단은 빨라야 한다


선발 투수진의 개편과도 어느 정도는 관련돼 있는 부분이다. 바로 외국인 투수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선발 요원 홀튼과 마무리 요원 어센시오. 과연 이들의 거취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 지도 후반기 KIA의 성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KIA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은 떨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체력 저하 혹은 부상에 따른 제구력 난조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면도 보인다. 근본적으로 국내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홀튼이 한때 일본 리그 다승왕(2011년 19승)을 따냈다고는 하지만, 이건 벌써 3년전의 이야기다. 30대 중반의 홀튼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게 힘이 떨어졌다.

어센시오는 약간 상황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힘은 여전히 좋다. 구속도 150㎞ 초중반에 이른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상당하다. 단, 기복이 너무 크다.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격차가 마치 다른 두 명의 투수를 보는 듯 하다. 특히 비세이브 상황에서 나왔을 때 오히려 자주 실점하는 모습이다. 결국 평균자책점이 4.46이나 된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KIA 선동열 감독도 그래서 고민이 깊다. 분명한 것은 더 이상은 여유롭게 기다려줄 수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없다. 냉철하게 외국인 투수들의 현 상태와 향후 기대성적을 판단해 잔류 시킬 지 교체할 지 결정해야 한다. 스카우트 풀을 최대한 가동하고, 코칭스태프의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 선수를 바꾸기로 했다면, 8월15일 이전까지는 엔트리에 등록시켜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 데려갈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