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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와 SK 울프. 팀동료와 용병의 차이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7-13 07:50


두산 베어스의 니퍼트와 SK 와이번스의 울프는 12일 뜻밖의 행보를 보였다.

울프는 갑자기 2군으로 내려갔다. 울프는 지난 8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서 선발 등판을 했었다. 이후 후반기까지 등판시키지 않는다면 9일 엔트리에서 빠졌을 것인데 12일 2군으로 간 것은 분명 이상했다. 이유가 있었다. SK 이만수 감독이 울프에게 보직을 선발에서 마무리로 바꿀 것을 요청했으나 울프가 이를 거절했고, 이후 이 감독이 울프를 2군으로 보낸 것.

마무리 박희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SK가 마무리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울프는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만 거둘 정도로 선발에서 좋지 않았다. 울프가 미국에서 구원투수로 많이 활약했기에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와의 회의를 통해 울프가 마무리를 맡는 것이 본인과 팀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감독은 울프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 지난 10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성 준 수석코치, 조웅천 투수코치와 함께 감독실에서 울프와 면담을 통해 마무리로의 보직 전환을 요청했다. 이 감독은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마무리를 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고 했다. 울프는 이에 "에이전트와 상의하겠다"라고 했지만 당시 면담 분위기는 울프가 마무리 전환에 크게 반발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러나 하룻만에 돌아온 대답은 노(NO)였다. 팀을 위하지 않는 그의 결정에 이 감독은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그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일각에선 울프가 마무리 옵션을 추가해 돈을 더 받기 위해 일단 거절을 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두산의 에이스인 니퍼트는 중간계투로 나섰다. 한화와의 잠실 홈경기서 4-3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오른 것. 그는 2⅔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9회초 2사후 이현승과 교체됐다. 팀이 6대3으로 승리하며 니퍼트는 한국 무대 데뷔후 첫 홀드를 기록했다. 니퍼트는 지난 7일 잠실 LG전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졌고 당초 불펜피칭이 예정된 이날 불펜피칭 대신 중간계투 등판을 자청했다. 이용찬의 도핑 징계로 인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자신이 도움을 주겠다고 한 것. 니퍼트는 11일엔 자신이 투수조 미팅을 요청해 "요즘 상황이 어렵다"면서 "지고 있더라도 마운드에서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자. 동료를 믿자"며 동료들에게 격려의 말을 했다. 그리고 15일 NC전 선발이 예정돼 있음에도 구원등판을 자청해서 팀 승리를 지켰다.

한 선수는 팀을 위해 부탁한 보직 변경을 거절했고 또 한선수는 스스로 구원 등판을 자청해서 혼신을 다해 공을 뿌렸다.

흔히 외국인 선수를 '용병'이라고 한다. 울프에겐 용병이란 표현이 확실히 어울리는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개막전이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가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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