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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는 꼭 홈런을 쳐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뜨거운 여름, 장마철, 주위의 기대. 박병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탓일까. 염 감독은 "박병호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보는 것이지, 그가 지금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박병호는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데, 슬럼프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며 "박병호는 여전히 출루율이 높고 상대가 두려워하는 타자다. 박병호 때문에 강정호가 지금 기회가 많아지고 타점이 높아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병호가 홈런을 치지 못한 9경기에서 넥센은 8승1패의 급상승세를 탔다. 이 기간 타선은 경기당 평균 8.67득점을 올렸다. 박병호는 같은 기간 5안타 3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넥센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아니었지만, 그로 인해 주위 타자들이 훨씬 많은 기회를 가졌음은 5,6번을 치는 강정호와 김민성의 성적에서 알 수 있다. 강정호는 이날까지 최근 9경기에서 3홈런, 9타점, 14득점을 올렸다. 김민성은 1홈런, 10타점, 13득점을 기록했다. 상대는 박병호가 두려웠던 것이고, 그와의 정면 대결을 피했다는게 염 감독의 설명이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한창 잘 칠 때 시즌 60홈런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좋을 때만 생각하면 4할 타율, 60홈런, 200안타 이런 것들을 누가 못하겠는가. 박병호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고 팀을 위해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박병호에 대한 믿음이며, 걱정없음이다.
이어 염 감독은 "얼마전 박병호가 나한테 와서 '감독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나는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라고 했다. 그것이 팀 아니겠는가"라며 "지금 시즌이 끝나도 29홈런, 60타점이면 한 시즌 자기 역할은 다 한 것이다"고 역설했다.
박병호는 존재만으로도 팀이 기댈 수밖에 없는 '큰 타자'가 됐다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