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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올시즌에도 최하위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에도 최하위에 머물렀으니, 그 수모와 굴욕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전력 자체가 꼴찌를 면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지난 겨울 수백억원을 들여 FA와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그 결과는 지금의 순위로 나타나고 있다. 냉정하게 "한화 프런트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새삼스럽다.
송창현은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가 7이닝 동안 1안타 3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으며 모처럼 제 역할을 해냈다. 한화는 0대1로 패했지만, 송창현의 호투는 알려준 바가 컸다. 올시즌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송창현은 지난달 25일 1군에 복귀해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⅔이닝 동안 8안타 4실점(모두 비자책)으로 역투하며 재활 신호를 알렸다. 이어 6일만에 등판한 LG전에서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한 것이다.
송창현이 살아나면서 한화는 로테이션에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로 떠오른 이태양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용할 수 있는 후보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불안한 외국인 선수 앨버스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고, 새 외국인 투수 타투스코는 좀더 검증을 받아야 한다. 조영우와 김혁민을 새롭게 선발로 투입했지만, 안정감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송창현이 가세하면서 한화는 마운드 운영에 이런 저런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이태양은 이제 설명이 필요없는 한화의 큰 자산이다.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면서 3승1패를 올렸다. 경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예전의 에이스 류현진을 떠올리게 한다. 강약조절과 제구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태양 스스스로도 "강하게 던질 때가 언제인지 알게 됐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했다.
송창현과 이태양 모두 김응용 감독이 발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일꾼을 키우는 것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한화 구단도 '이제서야' 발굴한 두 젊은 투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연봉, 교육, 복지 그 무엇이 됐든 이들을 관리하는데 있어 소홀함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한화는 미래를 생각하는 구단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