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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과 이태양, 한화의 큰 미래인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02 12:53 | 최종수정 2014-07-02 12:53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송창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01.

한화 이글스는 올시즌에도 최하위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에도 최하위에 머물렀으니, 그 수모와 굴욕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전력 자체가 꼴찌를 면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지난 겨울 수백억원을 들여 FA와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그 결과는 지금의 순위로 나타나고 있다. 냉정하게 "한화 프런트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을 수 있다. 새삼스럽다.

'교육은 백년의 큰 계획(敎育百年之大計)'이라고 했다. 젊은 사람들을 잘 가르쳐 미래에 큰 인재로 쓰라고 하는 말이다. '맹자'에서도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게 군자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라고 일깨웠다. 그 뜻이 어찌 스포츠라고 달라질 수 있겠는가. '리빌딩'이라는 말과도 통한다.

이태양과 송창현. 한화의 '백년대계'를 논한다면 이 둘을 빼놓을 수 없다. 이태양은 1990년생이고, 송창현은 1989년생이다. 20대 중반에 빛을 보기 시작한 한화의 미래나 다름없다. 최근 신생팀들이 생기면서 드래프트에서 크나큰 손해를 본 한화로서는 두 젊은 투수의 성장이 반갑기만 하다.

송창현은 지난 1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가 7이닝 동안 1안타 3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으며 모처럼 제 역할을 해냈다. 한화는 0대1로 패했지만, 송창현의 호투는 알려준 바가 컸다. 올시즌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송창현은 지난달 25일 1군에 복귀해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⅔이닝 동안 8안타 4실점(모두 비자책)으로 역투하며 재활 신호를 알렸다. 이어 6일만에 등판한 LG전에서 완벽한 컨디션을 자랑한 것이다.

송창현이 살아나면서 한화는 로테이션에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로 떠오른 이태양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용할 수 있는 후보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불안한 외국인 선수 앨버스는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고, 새 외국인 투수 타투스코는 좀더 검증을 받아야 한다. 조영우와 김혁민을 새롭게 선발로 투입했지만, 안정감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송창현이 가세하면서 한화는 마운드 운영에 이런 저런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송창현은 지난해 후반기 혜성처럼 등장해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올시즌 큰 기대가 모아졌던 것도 안정된 구력과 침착한 경기 운영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들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린 듯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구위가 나빠졌다거나 심리적으로 위기가 닥친 것도 아니었다. 2군을 다녀온 뒤 2경기에서 호투하며 컨디션을 정상궤도에 올렸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태양은 이제 설명이 필요없는 한화의 큰 자산이다.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면서 3승1패를 올렸다. 경기를 이끌어가는 모습이 예전의 에이스 류현진을 떠올리게 한다. 강약조절과 제구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태양 스스스로도 "강하게 던질 때가 언제인지 알게 됐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했다.

송창현과 이태양 모두 김응용 감독이 발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일꾼을 키우는 것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한화 구단도 '이제서야' 발굴한 두 젊은 투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연봉, 교육, 복지 그 무엇이 됐든 이들을 관리하는데 있어 소홀함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한화는 미래를 생각하는 구단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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