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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나지완, '헤드샷 후유증' 극복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6-19 15:57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가운데 KIA 나지완이 구슬땀을 흘리며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6.18/

투수가 던지는 공은 잘못 맞으면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투수의 강속구가 타자의 머리를 맞힐 경우 무조건 퇴장시키도록 만들어놨다.

이런 규정을 만든 것은 '방지'의 의미다. 그런 일이 나오지 말도록 하자는 성격을 지녔다. 그런데 벌써 두 차례 이 규정이 발동했다. 지난 14일 부산 롯 데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이 상대팀인 KIA 타이거즈 4번 나지완의 머리를 맞혀 퇴장당했다. 이어 19일에도 SK 와이언스 레이예스가 인천 문학구장에서 삼성 박석민의 머리를 맞혔다.

천만다행으로 나지완과 박석민 모두 헬멧이 머리를 보호해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만약 순간적으로 헬멧이 보호하지 못했더라면?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래도 충격은 상당하다. 두 선수 모두 타구를 맞은 뒤 한 동안 바닥에 엎어져있었다. 뇌진탕 등의 후유증이 올 수도 있다. 급히 인근 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단을 받았는데, 우려할 만한 증상은 나오지 않았다. 거듭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헤드샷'의 후유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인 피해의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로 인해 타격감이 크게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나지완이 지금 그런 일을 겪고 있다.

나지완은 올시즌 커리어하이 페이스를 보여왔다. 시즌 초반에는 여러 부담요인 때문에 스윙이 다소 무뎠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도 있었다. 하지만 금세 이런 악재를 극복하고 팀의 4번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3할대 후반의 높은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으로 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인천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도 들었다.

하지만 14일에 머리를 맞은 뒤 페이스가 한풀 꺾였다. 나지완의 13일까지 타율은 무려 3할7푼이었다. 그러나 14일 이후 치른 4경기에서는 겨우 1할1푼1리의 타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5번 타석에 나와 겨우 1개의 안타를 쳤다.

타자의 경우 수시로 타격감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주기가 교차된다. 3할대 타자는 감각이 아무리 떨어졌을 때라도 타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완전히 바닥까지 추락하지는 않는다. 볼넷을 골라내거나 해서 타율의 추락폭을 최소화하고, 감이 되살아났을 때 그 손실분을 메운다. 그래서 '3할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나지완에게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 4경기 타율이 1할대라는 건 나지완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도 무척 예외적으로 정상이 아니다. 이는 분명 14일 '헤드샷'의 데미지로 볼 수 있다. 당시의 충격이 외상으로 남지는 않았겠지만, 심리적으로 투수의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줬을 가능성이 크다. 또 실제로 머리쪽에도 아찔한 충격이 온 만큼 신체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대이기도 하다. 결국 나지완의 부진은 그 원인이 분명하다.

그러나 해법은 좀처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은 나지완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의료진이나 코칭스태프가 도와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외로운 싸움이다. 과연 나지완이 이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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