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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선발로 돌리는 파격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에도 LG 부동의 마무리로 낙점을 받았다. 일찌감치 10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블론세이브가 연이어 나와 걱정의 시선이 쏠리기도 한다. 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구위가 좋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140km가 넘는 구속 등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와중에 봉중근이 코칭스태프에 선발 전환 요청을 조심스럽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 본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부진과는 상관없다. 이미 오래 전부터 코칭스태프와 교감을 나누고 있던 상황이었다. 봉중근은 "내 구위의 문제라기보다는 최근 마무리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힘들게 경기를 하는 측면과 연결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전 같았으면 마무리 투수가 올라오면 상대 타자들이 기가 죽고 들어가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요즘 9회 마운드에 오르면, 상대 타자들에게서 '꼭 살아나가겠다'는 살기가 느껴질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고 무턱태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봉중근은 "조심스럽게 상의를 드린 부분이다. 중요한 건 프로 선수라면 코칭스태프가 결정해주시는대로 그 자리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당장 우리팀 마무리는 봉중근"이라고 최근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봉중근도 당장은 자신이 마무리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렇다면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될까. 지금은 LG가 아직 중위권 도약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양 감독 체제로 팀 분위기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성 속에 개혁이 필요하다. 마무리 봉중근 카드는 팀 안정에 있어 절대적인 1순위 요소다. 따라서, 당분간은 봉중근이 마무리로 뛰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높다.
단, 시즌 중반 팀 성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선발 전환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LG 입장에서는 당장 이번 시즌 선발진이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 경험 많은 좌완 선발이 생긴다면 싫을 이유가 없다. 또, 장기적으로 봉중근의 뒤를 이을 마무리 투수를 키워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다.
과연, 선발로 마운드 위를 호령하는 봉중근의 모습을 올시즌 볼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