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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부진하던 NC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초반 난조를 딛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역시 관건은 체인지업이었다.
이재학은 김태균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피에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적시 2루타를 맞아 추가실점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흔들리면서 1회 난조가 왔다.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갔다. 직구와 똑같이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됐다. 직구의 위력마저 살지 않으면서 고전하고 말았다.
3회에도 1사 후 피에와 송광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체인지업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간 공은 어김없이 맞아 나갔다. 하지만 최진행과 김경언을 삼진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 또다시 실점을 막았다. 체인지업이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차이가 줄면서 타자들을 혼란시키기 시작했다.
4회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4회 조인성과 이용규에게 바깥쪽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연속 삼진을 잡았다. 한상훈을 내야 뜬공으로 잡은 공 역시 체인지업이었다.
5회 다시 볼넷 2개로 위기를 맞이하나 싶었지만,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른 뒤 직구로 돌파구를 찾았다. 피에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시킨 뒤, 송광민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재학은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치며 6이닝을 채웠다. 초반 난조에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냈다. 에이스다운 피칭을 조금은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투구로 이재학의 피칭에 체인지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볼 수 있었다. 이재학은 이날 101개의 공 중 직구 32개, 투심패스트볼 3개로 직구 계열의 공을 3분의 1 정도밖에 던지지 않았다. 체인지업이 60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슬라이더가 6개였다.
이재학 본인도 체인지업의 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3회 안 꺼내던 슬라이더를 쓰기 시작하고, 직구를 적절히 섞자 체인지업이 살아났다. 살아났다가 다시 안 좋아지기도 했다. 이재학이 흔들리는 체인지업의 감을 완전히 잡는 순간, 다시 지난해의 위력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