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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올해 처음으로 '헤드샷 자동 퇴장'을 당했다.
KBO는 대회 요강에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명시해뒀다. 이에 따라 옥스프링이 자동 퇴장된 것. 옥스프링에게 고의성은 없었다. 전혀 빈볼을 던질 상황이 아니었다. 공이 손끝에서 잘못 빠진 듯 했다. 옥스프링은 곧바로 나지완에게 미안하다는 손짓을 했고, 별다른 이의 없이 담담하게 덕아웃으로 걸어나갔다.
옥스프링의 '헤드샷 자동퇴장'은 올해 1군 공식경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시범경기에서는 한 차례 나온 적이 있다. 지난 3월1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전 때 롯데 선발 송승준이 LG 최승준의 핼멧을 맞혀 퇴장당했었다.
이 규정이 올해부터 신설된 것은 지난해의 아찔한 사건 때문이었다. 2013년 9월8일 잠실 LG-삼성전 때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직구가 삼성 배영섭(현재 경찰청)의 머리를 강하게 때렸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른바 '헤드샷'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규제해 타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왔고, 결국 올해 이 규정이 시행됐다. 옥스프링의 퇴장 배경이다.
옥스프링이 갑자기 퇴장 당하면서 롯데 벤치는 비상이 걸렸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발생한 상황이라 당장 선발 마운드를 맡아줄 투수가 필요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고심끝에 김사율을 불렀다. 그러나 김사율도 미리 몸을 풀지 못했던 상황. 심판진은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해 김사율에게 '투수 교체 시 8구 이내 연습구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충분히 몸을 풀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