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태양이 NC 상대 설욕에 성공했다. 에이스 없는 한화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혼신의 역투였다.
3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2번 모창민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다. 직구의 볼끝엔 힘이 있었고, 결정구인 슬라이더나 포크볼의 각도 예리했다. 두 공 모두 떨어지는 낙폭이 좋았다.
첫 실점은 4회 나왔다. 모창민과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병살타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호준을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았다. 상대 4번타자 이호준을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았다.
5회까지 경제적인 피칭을 한 이태양의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컨트롤이 좀 흔들렸지만, 권희동을 상대할 때는 볼배합이 아쉬웠다. 권희동이 낮은 코스에 방망이가 안 나오는데도 자꾸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낮은 공을 던졌다. 결국 권희동이 모두 참아내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이태양은 2-3으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손시헌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리드를 지켰다.
6회까지 투구수가 107개에 이르렀으나, 이태양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연일 혈투를 치르면서 불펜진 소모가 컸기 때문이다. 이태양이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줘야 했다.
이는 에이스의 역할이다. 경기 전 김응용 감독은 취재진의 '이태양이 팀의 에이스 아닌가'라는 말에 "정말이냐?"며 크게 웃었다. 이태양은 현재 한화에서 가장 긴 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다. 한화가 기다리던 에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투였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