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를 허탈하게 만드는 플레이. 단순한 1점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LG 트윈스 박경수가 인상적인 홈스틸을 선보였다. 팀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데 밑거름이 됐다.
두 번째 공로는 더욱 컸다. 박경수는 9번 대타 정의윤의 우전 적시타 때 3루까지 내달렸다. 5-6 2사 주자 1, 3루 상황. LG는 동점이 필요했다. 잘 치는 박용택이 타석에 있었지만 2사라 불안했다. 이 때 박경수가 SK의 허를 찔렀다. 투수 진해수가 왼손 투수인 점을 이용했다. 진해수가 긴장된 상황에서 의미없는 1루 견제 동작을 취하던 찰나, 박경수가 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보지 못한 진해수는 얼떨결에 1루 견제를 했다. 1루수 박 윤이 공을 잡고 홈으로 송구를 하려 했지만, 박경수의 스타트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당황한 나머지 박 윤이 공을 더듬다 떨어뜨렸다. 홈스틸 성공. 6-6이 됐다. SK를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뜨리는 홈스틸이었다. 충격은 컸다. 진해수는 곧바로 박용택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홈스틸은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다. 올시즌 1호, 통산 35호 홈스틸이었다. LG에는 천금같은 플레이였다. 이렇게 동점이 되며 LG는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