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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가 한 50홈런 쳐줬으면 좋겠어."
김 감독은 이어 "홈런을 치고 팀이 승리했다는 건 그 홈런이 값지다는 얘기다.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나오는 홈런보다 팀이 이기는 홈런이 더 큰 법"이라고 말했다. 영양가 높은 홈런을 때려내는 테임즈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테임즈의 자세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높은 점수를 줬다. 팀과 하나가 되려고 하는 모습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 선수도 팀에 적응을 해야 잘 한다. 형이면 형답게 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그런 것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테임즈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동료들과 융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테임즈 역시 성실함에 있어선 으뜸이다. 전날 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날 오전부터 구장에 나와 혼자 연습을 할 정도다. 최근에는 몸무게가 줄기 시작하자, 운동량을 배로 늘려 적정 체중을 유지시켰다. 캠프 때부터 자신의 장비나 타격 기술에 대해 궁금해 하는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해줬다.
김 감독은 "사실 테임즈는 중거리 타자다. 우리 구장 환경상 홈런 20개 정도는 예상했다. 1루수에 발이 느리지 않고, 중거리 타구를 쳐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김 감독의 바람을 안 것일까. 테임즈는 이날 역시 1회부터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1-1 동점이던 1회말 1사 1,3루에서 상대 선발 소사의 6구째 151㎞짜리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스리런홈런이 끝이 아니었다. 테임즈는 7-1로 앞선 2회 2사 3루서도 소사의 156㎞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테임즈의 개인 첫 연타석 홈런.
그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린 뒤 후속타로 득점에 성공했고, 5회 2사 1루서는 박성훈의 133㎞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한 경기 3개의 홈런이 나온 건 통산 49번째다. 팀의 대승을 이끈 세 개의 축포였다. 테임즈는 이날 5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 4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테임즈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임하려 했고, 최대한 열심히 뛰엇다. 한 경기 홈런 3개는 미국에서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웃었다.
이어 "굉장히 운이 좋았다. 앞으로 홈런을 몇 개나 기록할 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쳐서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했으면 좋겠다"며 "난 힘을 겸비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은 타자다. 스윙을 세게 돌리고 적극적으로 임해 홈런이 많이 나와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