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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필의 어메이징 홈런레이스, 그 비결은?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6-01 13:48



KIA 외국인타자 필의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외인타자 홈런 1위. 그의 홈런엔 확실한 색깔이 있다.

KIA 필은 5월 31일까지 43경기서 13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홈런 공동 2위. NC 테임즈와 함께 외국인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NC와의 주말 3연전 중 1,2차전에선 몰아치는 능력까지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경기서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리더니 31일 NC전에선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이다. 필은 타율 3할1푼7리(167타수 53안타) 13홈런 38타점을 기록중이다. 팀내에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고, 나지완과 함께 타점 공동 1위다.

사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필이 이런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전문가들조차 필의 타격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른 팀 외국인타자들이 시범경기부터 장타력을 뽐낸 것과 달리, 필은 잠잠했다. 평범하지도 못해 기대치를 밑돌 정도였다.

하지만 개막 이후 조용하지만 강하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초반 다른 외인타자들의 홈런쇼에 묻힌 경향이 있지만, 필의 장타력 역시 인상적이었다. 6번에 머무르던 타순도 고속 승진을 거듭해, 어느새 팀의 붙박이 3번타자가 됐다.

이제 필의 홈런을 살펴보자. 지금껏 날린 11개의 홈런 중 1개를 제외한 10개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1개도 밀어친 홈런이 아닌,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필이 잡아당긴 10개의 홈런은 좌중간도 아닌, 정확히 좌측을 향했다. 그것도 파울 폴에 가까운 타구가 대부분이었다. 타구가 스윗 스팟에 정확히 맞았고, 끝까지 팔로스윙을 가져갔다는 증거다. 잡아당기는 능력이 탁월하다.

13개의 홈런 중 직구 계열의 공을 때린 게 7차례다. 기본적으로 직구 공략에 능하다. 한 개는 포크볼이었고, 나머지는 슬라이더를 때렸다. 낙폭이 크지 않았던 포크볼과 밋밋한 슬라이더는 직구와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필의 배트에 걸렸다.


NC와 KIA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KIA 필이 NC 이민호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리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5/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홈런 분포다. 하지만 그만큼 상대 투수는 필을 경계해야 한다. 필은 몸쪽 공에 대한 대처가 탁월하다. 백스윙이 간결해 폼이 크지 않은 게 비결이다. 몸쪽 빠른 공에도 손쉽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상대가 바깥쪽 승부를 가져갈 수도 있지만, 항상 바깥쪽 공만 던질 수는 없다. 제구력이 떨어지는 투수도 많다. 필의 타석당 상대 투구수는 3.5개에 불과하다. 좋은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거침없이 쳐냈다. 볼넷이 14개로 많은 건 아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코스를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필은 자신의 타격 스타일에 대해 "정해진 스타일은 없다. 상대 투수의 성향에 맞게 배팅하는 편이다. 또한 주자 상황 같은 경기 중 상황에 맞춘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팀 배팅을 지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점에 대해 묻자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으로 가는 게 장점인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홈런 타구 대부분이 빨랫줄처럼 뻗어나갔다.

필의 스윙은 현재로선 약점을 꼽기 힘들다. 그리고 홈런 공동 2위로 조용히 홈런레이스에 뛰어들었다. 기량미달이란 평가를 뒤엎고, '어메이징 필'로 거듭난 그의 홈런에 주목해보자.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30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서 KIA 필이 좌월 솔로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5.30.
◇KIA 필 홈런일지

홈런=경기=구장=상대투수=구종=구속=방향=비거리

1호=3월 30일 삼성전=대구=차우찬=143㎞=직구=좌측=115m

2호=4월 2일 NC전=광주=찰리=146㎞=직구=가운데=125m

3호=4월 3일 NC전=광주=웨버=143㎞=투심패스트볼=좌측=120m

4호=4월 11일 롯데전=광주=심수창=131㎞=포크볼=좌측=115m

5호=4월 30일 SK전=광주=여건욱=137㎞=슬라이더=좌측=120m

6호=5월 4일 넥센전=광주=손승락=141㎞=슬라이더=좌측=130m

7호=5월 11일 한화전=대전=앨버스=125㎞=슬라이더=좌측=120m

8호=5월 13일 NC전=마산=원종현=128㎞=슬라이더=좌측=125m

9호=5월 15일 NC전=마산=이민호=144㎞=직구=좌측=110m

10호=5월 17일 삼성전=광주=장원삼=140㎞=직구=좌측=115m

11호=5월 30일 NC전=광주=손정욱=143㎞=직구=좌측=120m

12호=5월 31일 NC전=광주=이민호=132㎞=슬라이더=좌측=120m

13호=5월 31일 NC전=광주=이민호=144㎞=직구=좌측=11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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