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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와 경쟁을 예상하는 야구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비교불가다. 넥센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가 3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간은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속도를 냈는데, 올 해는 초반부터 무섭게 홈런을 쏟아낸다. 부상없이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년 연속 홈런왕은 물론, 40홈런을 넘어 산술적으로 50홈런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4번 타자다운 4번 타자 박병호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건 또 있다. 4번 타자 연속 경기 출전이다.
히어로즈는 2011년 시즌 중에 LG 트윈스에서 이적한 박병호에게 4번 타자를 맡겼다. LG 시절에 1,2군을 오르내리는 거포 유망주에 머물렀던 박병호의 잠재력을 믿고 중심타자 역할을 맡겼다. 2012년 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 관계자들은 "박병호는 홈런 스윙을 갖고 있는 타자다. 올 해는 25홈런 이상이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덕담 정도로 알았는데, 박병호는 보란듯이 풀타임 첫 해에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 해 초반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나에게 풀타임 첫 해는 히어로즈로 이적한 2011년이었다. 올 해는 2년차가 아닌 3년차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4번 타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타석에 들어간 박병호는 자신의 야구인생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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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시즌 초에 목표를 묻는 질문이 나오면 "전 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어려웠던 시절에 한 경기, 한 타석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경험한 박병호다. 그는 또 홈런도 중요하지만 모든 경기에 나가 팀에 기여하는 게 진짜 4번 타자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