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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1/3 고지를 향해가고 있다. 한 팀이 128경기씩을 치르는 이번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NC 다이노스가 벌써 41경기를 치렀다. 이제 조금씩 시즌 순위 경쟁에 대한 윤곽이 잡힐 시기다. 그런데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김빠진 순위 경쟁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개 팀이라 정확히 반-반이 나뉘어질 수는 없지만 4강 또는 5강 체제가 일찌감치 가동될 분위기다.
3.5경기.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승차다. 승차 이해관계가 맞물린 팀끼리의 3연전 맞대결에서 스윕이 나오면 단숨에 0.5경기 차로 좁혀질 수 있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승차와 체감 승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롯데와 KIA, SK의 팀 분위기만 놓고 보자. 연패에 빠지며 무너질 뻔 하던 롯데는 주말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한숨 돌렸다. 반면, KIA는 홈에서 삼성에 스윕을 당했고 SK는 한화에게 뼈아픈 1승2패 시리즈를 만들고 말았다. 시즌 초반 괜찮았던 투-타 전력 조화가 사라진 KIA나, 최근 갈피를 잡지 못하며 추락중인 SK나 한동안 상승 분위기를 타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 두 팀보다 하위팀은 한화, LG 트윈스도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상위 팀들의 전력은 날이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 약 10경기씩 각 팀들이 더 경기를 치른다면 이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위권 팀들이 여기서 밀리면 끝이다. 격차가 커지지 않게 당장의 경기들에서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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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추는 모습이다. 최근 무서운 기세를 보인 강팀 두산도 쉽게 고꾸라질 가능성이 매우 적다. 넥센도 부상 선수가 많지만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을 하는 등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 생겼다. 외국인 투수 나이트를 대신해 소사를 영입하는 재빠른 행보도 보여줬다.
다시 한 번 결론을 내면 이 세 팀은 시즌 중후반까지 쭉 상위권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다. 남은 자리는 하나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돌풍의 NC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일각에서는 NC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지만 실제 상대팀들에서는 "NC는 절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 투수 3명의 존재는 상상 이상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타선의 짜임새도 매우 좋다. 불펜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NC의 상승세는 쭉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는 애매하다. 기복이 심한게 단점이다. 다만, 김승회를 마무리로 돌리며 불펜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큰 위안거리다. 외국인 투수 유먼의 컨디션 회복과 타선의 짜임새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가 지금 기싸움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 떨어진다면 일찌감치 4강 체제가 갖춰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프로야구 흥행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