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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우완 옥스프링(37)은 넥센 히어로즈만 만나면 작아졌다. 지난해까지는 그랬다.
그는 "넥센을 상대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실투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게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강타자들이 즐비한 넥센이 가장 상대하기 힘든 팀이라고 했었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옥스프링 뿐 아니라 다른 투수들에게도 공포감을 준다.
옥스프링은 제구에 포인트를 맞췄다. 특히 홈런 선두 박병호를 두 차례 커브로 삼진 처리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박병호와의 수싸움에서 우위를 보였다. 옥스프링은 강민호가 요구하는 대로 다양한 변화구(컷패스트볼, 커브)를 좌우 구석에 꽂아 넣었다. 박병호는 두번 다 결정구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겼다. 이택근도 3타수 무안타, 강정호는 한 번은 삼진, 한 번은 볼넷을 기록했다.
옥스프링은 이번 시즌 10경기에서 홈런 9방을 맞았다. 지난해 그는 30경기에 등판, 10홈런을 허용했다. 올해 피홈런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올라갔다.
뭐가 문제일까. 옥스프링은 "올해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공이 간혹 높게 들어가는 바람에 홈런 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옥스프링의 구위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대신 옥스프링이 결정구를 던져야 하는 타이밍에서 유인구 보다 정면 승부를 거는 경향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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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은 이번 시즌 4승(2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3.64.
그는 이날 넥센전에서 모처럼 타자들의 높은 득점지원을 받았다. 무려 11득점. 이 경기 전까지 옥스프링이 받은 경기당 평균 득점 지원은 3.5점에 불과했다. 롯데의 올해 경기당 평균 득점은 5.8점이다.
그는 "사람의 운이라는 게 계속 변한다. 그동안은 득점 지원이 별로였지만 오늘은 우리 타자들이 많은 득점을 뽑아주면서 편안하게 던졌다.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