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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신임 양상문 감독. '독한야구'를 모토로 내세웠다. 그렇게 맞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성적으로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야구 색깔을 드러내기에 3경기는 부족했다. 양상문 감독 야구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 만으로 양상문 야구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LG 야구가 확 달라졌기보다는 롯데가 첫 두 경기를 못 했다고 하는 게 맞다. 공격에서 전혀 실마리를 풀지 못하며 LG에 승리를 헌납했다. 13일 1차전 5-0 승리에서 8회말 LG가 낸 3점은 의미가 없었다. 이미 롯데가 작전 실패로 인해 자멸 분위기로 전환된 뒤 나온 점수였다. 이튿날은 2-1로 신승했다. 두 경기 모두 상승세의 팀을 만났다면 결과를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3차전은 경기 초반 무너지며 4대9로 패하고 말았다.
물론, 양 감독의 색깔을 드러내기에 이번 3연전은 무리였다. 양 감독은 3경기 내내 타순을 다양하게 바꾸며 실험을 하는 모습이었다. 불펜 운용도 에 있어서는 짧게짧게 끊어가겠다는 의지를 전체적으로 엿보였는데, 이기는 경기 마무리 조기 투입 외에는 특별한 불펜 가동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3차전에서는 주말 경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류제국이 5실점하며 무너지자 필승조 가동을 포기하며 경기를 어느정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불펜 대기중이던 우규민을 경기 막판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투입할거라면, 애초 두 번째 투수로 우규민을 내세웠으면 어땠을지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LG 타선이 6회부터 추격의 불씨를 당기며 4점을 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의 초반 운은 매우 좋은 듯 하다. 하락세의 롯데를 만나 2승을 챙겼고, 곧바로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간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휴식기다. 이제 막 사령탑 자리에 오른 양 감독에게는 소중한 휴식기다. 이 기간 동안 선수단 전반에 관해 파악을 해야하고, 앞으로 팀 운영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다시 말해, 롯데와의 3연전은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 감독이 책임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경기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온전히 양 감독이 팀 운영, 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공교롭게도 LG는 4일 휴식 후 12연전 재미있는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다음 주중 광주로 이동해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치른 후 인천으로 올라와 SK 와이번스와 3연전을 벌인다. 중하위권 팀들과의 6연전이다. LG 목표는 단순히 탈꼴찌가 아니다. 이 팀들을 넘어서야 한다. 이 6연전에서 나름의 승부수를 던져야 중위권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 6연전이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라는 것이다. 앞선 6연전에서 주춤하면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하락세를 탈 수 있다는 점을 양 감독은 명심해야 한다.
양샹문 감독 야구에 대한 검증, 앞으로의 12연전을 통해 정확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 12연전에 LG의 시즌 운명이 달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